글로벌 경기 불황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부산 울산 등 국내 주요항의 물동량 감소폭은 완화되면서 상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 중국 특화 항만인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은 환적 물량 강세에 힘입어 물동량이 반등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254만5500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250만9500TEU)에 비해선 1.4% 늘어났다. 전체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도 1년 전 같은 시기와 견줘 1.5% 부진한 144만2400TEU로 집계됐다.
북미(-2.8%) 동남아시아(-6.6%) 등 핵심 교역 지역의 물량이 부진한 게 영향을 끼쳤다. 수출과 수입은 희비가 교차했다. 수출은 74만7900TEU로 0.6% 증가한 반면 수입은 69만4500TEU로 3.7% 감소했다. 환적화물은 2.4% 줄어든 108만4900TEU를 처리했다.
지역별로 우리나라와 극동아시아를 오간 물동량은 133만1300TEU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3.0% 후퇴했다. 다만 극동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은 1.1% 오른 26만2200TEU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와 교역 물량이 두 번째로 많은 북미 지역도 부진했다.
우리나라와 북미 지역을 오간 물량은 3.7% 감소한 39만4700TEU로 집계됐다. 이어 ▲동남아 30만1200TEU(-4.3%) ▲유럽 12만2100TEU(-23.7%) ▲남미 10만4200TEU(5.3%) ▲중미 10만3300TEU(15.1%) ▲중동 5만8000TEU(25.0%) ▲오세아니아 4만9800TEU(-3.7%) ▲서남아시아 4만1800TEU(-4.3%) ▲아프리카 2만1000TEU(13.8%) 순이었다.
항만별로 부산항은 5개월 연속 물동량 하락곡선을 이어갔다. 다만 경기 침체 등 대외 악재에도 물동량 감소폭이 완화됐고, 국내 항만 내 물동량 점유율도 작년보다 상승하면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부산항의 물동량 점유율은 1.2%p(포인트) 오른 76.8%로 집계됐다. 부산항은 전년 동기 대비 0.3% 소폭 줄어든 195만5900TEU를 처리했다. 지난해 월평균 물동량(189만2000TEU)보단 3.4% 늘어났다. 이 중 수출입 물량은 90만4100TEU로 2.1% 증가했지만 환적 화물은 105만1700TEU로 2.2% 감소했다.
중국 주요 항만 적체 등 대외 악재에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인천항은 환적 물량 강세에 힘입어 이달 들어 물동량 반등에 성공했다. 이 항만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0.5% 늘어난 28만5400TEU로 집계됐다. 수출입 물량(27만7100TEU)은 1.2% 감소했지만 환적 화물(8000TEU)은 3.2배(222%) 대폭 증가했다. 인천항만공사(IPA) 측은 “5월 중순 이후 중국 도시 봉쇄 조치가 점차 완화되면서 상황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며 “올해 개설된 동남아(5개)·러시아(1개) 등 신규 항로 유치를 통해 물동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물류 공급망 차질에 따라 어려운 경영 환경을 겪고 있는 여수·광양항은 암울한 성적을 내놨다. 여수·광양항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줄어든 15만4300TEU를 기록했다. 수출입과 환적 물량은 각각 13만1600TEU 2만1500TEU로 13.8% 31.9% 하락했다. 이 항만은 상반기 내내 부정기선 컨테이너 서비스 유치에 열을 올리며 물동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지난 2월 이후 물동량이 계속 침체됐다.
여수광양항만공사(YGPA)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9척의 부정기선(부정기 물량 13만TEU)을 유치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시기의 28척(4만TEU)과 견줘 약 3.9배(289.3%) 증가한 수치다. YGPA 측은 “하반기에도 부정기선 유치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상반기엔 환적 물량 유치를 위해 국내 선사들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면, 하반기엔 국내외 얼라이언스들로 그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 특화 국내 항만 중 하나인 평택·당진항은 환적 물량 강세에 힘입어 물동량이 반등했다. 이 항만의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8만1800TEU로 집계됐다. 다만 누적(1~7월) 물동량은 6월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2.8% 후퇴한 53만2800TEU를 기록했다. 수출입 물량은 50만5900TEU로 3.7% 감소한 반면 환적 화물은 1만2300TEU로 67.4% 증가했다.
경기평택항만공사 측은 “2022년도 7월 누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다소 감소했지만, 전체 화물 물동량은 소폭 상승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누계) 컨테이너 물동량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기 위해 항만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물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울산항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월간 최대 물동량(비컨테이너 포함)을 처리했지만 컨테이너 처리량만 놓고 보면 후퇴했다. 7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3만3200TEU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22.2% 줄어 들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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