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이 중국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음에도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량 증가와 건조 단가 상승으로 미소를 짓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월 선박 수주량은 76만CGT(수정환산톤수)로, 102만CGT를 기록한 중국에 밀려 세계 2위를 기록했다. 3위 일본은 5만CGT에 그치며 한국 중국에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점유율은 우리나라가 41%, 중국이 54%, 일본이 2%를 각각 나눠 가졌다. 한국의 수주량은 전월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다. 다만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인도 시기와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했다는 게 조선업계의 평가다.
8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137만CGT 대비 37% 증가한 188만CGT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같은 달 116만CGT보다 34% 감소한 반면, 중국은 지난해 37만CGT 대비 176% 급증한 실적을 각각 거뒀다.
우리나라는 올해 1~7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101척 중 75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특히 지난 7월엔 글로벌 LNG 운반선 발주량 12척을 모두 쓸어 담는 저력을 과시했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8월 수주량이 감소했음에도 고부가인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일본 선사 NYK와 케이라인, 말레이시아 선사 MISC의 자회사 버하드, 중국LNG쉬핑(CLNG) 등 4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발주한 LNG 운반선 7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 컨소시엄은 카타르에너지(옛 카타르페트롤리엄)와 최근 LNG 장기운송계약을 체결, 총 1조9700억원에 달하는 신조 발주를 진행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LNG 운반선을 수주, 목표 달성률을 끌어올렸다.
한국조선은 8월 수주량 급감으로 1~8월 수주도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1235만CGT, 중국 1192만CGT로, 수주 점유율은 각각 45% 43%로 집계됐다. 일본은 195만CGT로 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선종별 글로벌 발주량을 보면, LNG 운반선만 나홀로 폭증한 반면,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은 모두 두 자릿수 감소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집중 공략 중인 LNG선 발주량이 역대 최대인 1000만CGT에 육박한 게 눈길을 끈다.
14만㎥급 이상 LNG 운반선 발주량은 190% 폭증한 956만CGT인 반면,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53% 감소한 127만CGT,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75% 급감한 59만CGT에 그쳤다. 이 밖에 수에즈막스급과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은 각각 92% 38% 줄어든 3만CGT 50만CGT에 머물렀다.
8월 말 현재 전 세계 수주잔량은 전월 대비 3만CGT 증가한 1억276만CGT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4362만CGT, 한국 3597만CGT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1%(29만CGT) 늘어난 반면, 중국은 0.1%(4만CGT) 줄었다.
8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0.24포인트 상승한 161.81포인트를 기록, 2020년 12월 이후 21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조선의 주력 선종인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달 대비 400만달러 상승한 2억4000만달러를 기록,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초대형 유조선은 100만달러 상승한 1억2000만달러,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200만달러 오른 2억1400만달러로 상승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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