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KR) 이형철 회장이 노동조합 창립 행사에 2년 연속 불참한 것을 두고 노사가 신경전을 벌였다.
해양수산부 소속 공공기관 노조 단체인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전해노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린 한국선급 노조 창립 33주년 행사에 이형철 회장이 영국 런던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최일중 한국선급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노사 관계 악화에 본인도 책임을 통감한다”고 조합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노조가 현재는 벽을 보듯 외치고 있지만 노사 간의 신의성실과 존중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상생과 소통을 위해서 반드시 사측이 노조를 바라보며 경청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1월부터 치러지는 회장 선거를 겨냥해 “불공정 시비로 대내외적인 불신이 팽배했던 이전 선거의 문제점을 되새겨야 한다“며 “회장을 준비하는 잠재 후보들은 기본적으로 노조와 함께하고 직원들을 위하는 민주적인 경영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 중인 단체협상에 대해선 “사측이 노조 활동을 통제하고 위축시키고 있고 교섭 태도도 매우 불성실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선급답게 ESG(친환경·사회공헌·윤리경영) 관점에서 인적자원의 소중한 가치를 위해 합의한 임금체계 개선의 즉각적으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전해노련 송명섭 의장도 축하 영상 메시지로 “이형철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조 창립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등 노사 관계에 무관심하고 비협조적”이라며 “하반기에 국회와 해수부 간담회를 열어 소속 기관별 현안들을 점검하고 노동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선급 사측은 이 회장의 노조 창립행사 불참을 두고 “2년 모두 일정 조율이 불가능한 외부 공식 일정이 있어 사전에 실무진이 노조 측에 여러 번 양해를 구했고 행사 당일엔 차상위 직급인 경영기획본부장이 참석하고 회장 명의의 축하화환을 전달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형철 회장은 지난 6월 28~29일 열린 국제선급연합회 이사회와 7월4일 열린 한국선급 유럽위원회에 참석하느라 노조 창립 행사엔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사회와 국회 방문 일정을 이유로 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노조 행사에 불참했다.
사측은 노사 관계에 무관심하고 비협조적이란 지적엔 “현재까지 노조 면담 요청에 항상 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에도 이 회장이 직접 노조와 면담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한국선급은 “지난해 노조와 소통을 원활히 하려고 일부 인사를 교체한 데다 노사가 합의한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수용하고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노조와 방향이 불일치되는 일부 사안은 지속적으로 협의해 처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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