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조선 블록 납품업체들이 코로나19와 장기간 지속된 조선업 불황 여파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작업물량을 조선사에 반납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남 서남권 조선업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남조선해양전문인력양성센터는 “지난 23일 지자체와 학계, 기관, 업계에서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남권 조선업 활성화를 위한 인력 수급 대책 및 지원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자체에서 전남도청 고미경 기반산업과장, 학계에서 목포대학교 조두연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관련 기관에서 전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김탁 전무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정석주 상무, 업계에서 유일의 유인숙 사장과 다온산업 김병수 대표, 도선기업 이인철 대표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국내 주요 조선사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인력 부족으로 일감을 소화하지 못하고 반납하는 등 어려운 상황과 인근 업체의 인력 빼가기 실태, 내국인 취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취업 지원 제도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궁극적으로 외국인 인력 확보 방안에 대한 토론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전남대불산학융합원(전남조선해양전문인력양성센터)의 노성호 센터장은 “경남권 조선사와 달리 배후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남 서남권의 경우, 내국인 근로자 유입을 위한 업황 개선에 따른 인건비 현실화와 병역특례기업 조건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인구소멸위기지역으로 내국인 인력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 적극적인 외국인 인력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며, “2025년까지 전남 조선업 필요 인력이 추가로 약 9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유일의 유인숙 대표는 “최근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인근 업체에서 50여명을 빼가고 인력이 없어 올해만 800억원가량의 일감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외국인 인력 유치를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하루 속히 철폐하고, 우리 지역에서 이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정주 여건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관계 당국의 대책을 촉구했다.
외국인 인력 확보를 위한 비자 제도 개선 논의도 이뤄졌다.
유일의 유인숙 대표는 “대불은 근로자의 60% 이상이 외국인이며, 그 중 60%가 불법체류자인 상황에서 외국인 고용을 내국인의 20%로 제한한 기존 E7 비자 제도는 실효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불의 불법체류자는 다년간 국내 조선업에 종사하며 이미 대체 불가능한 기능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를 양성화하거나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정석주 상무는 “가족까지 데려올 수 있는 전문취업비자인 E7 비자의 경우 인구 증가 등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 근속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E7 비자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내국인 인력 취업 장려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 요청도 잇따라 제기됐다.
대한조선 협력사협의회장인 이인철 대표는 청년층 유입을 위해 청년내일공제사업 중 기업 분담금 일부 지원, 유일의 유인숙 대표는 타 지역 신규 인력 유입을 위한 이주정착비 지원, 전남기자재협동조합 김탁 전무는 신중년희망일자리장려금 지원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