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0 09:03

“LCC, 엔데믹으로 대형항공사보다 수혜”

한신평, 내년 하반기부터 동남아 등 LCC 주력 노선 수요 폭발 증가 예상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대형항공사(FSC)보다 더 많은 수혜를 볼 거란 의견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코로나 엔데믹 국면에서 국내 LCC의 중단기 영업실적 회복 폭이 FSC보다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평은 LCC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이후 항공산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비교적 제한적인 투자 부담에 힘입어 코로나 이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 여객수요 정상화로 LCC 주력 노선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수요가 크게 회복될 거란 이유에서다. 지난해 LCC의 실적 감소 폭이 컸던 만큼 기저 효과도 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FSC는 주력 여객사업 정상화 바탕으로 매출은 점진적으로 회복하겠으나, 올해부터 우수한 실적을 보이던 화물사업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익창출력은 오히려 코로나19 발발 시기보다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객수요 정상화에 힘입은 여객기 운항 편수 증대와 벨리스페이스(여객기의 화물칸) 공급 확대로 화물사업 호황의 기저에 깔려있던 공급부족 상황이 해소되며 화물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국내 FSC는 화물사업에 힘입어 코로나19로 인한 여객매출 급감에도 타 항공사 대비 실적 감소폭을 상당 부분 축소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020년 기준 LCC 매출액은 약 70% 이상 줄어든 반면, FSC 외형 감소 폭은 약 40%에 그쳤다. 

이는 여객기 운항 편수 감소로 인한 벨리스페이스 공급 축소와 코로나 진단키트 등 긴급 이송수요 증가가 우호적인 화물 수급상황으로 이어져 화물사업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65%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익창출력 측면에서도 FSC의 화물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영향 아래 대부분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LCC와 달리 대한항공은 2020년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공급망 혼선으로 해운화물 수요가 항공화물로 이전돼 항공화물운임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에는 연결기준 약 1.4조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산하 LCC 등 종속회사의 적자에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에 따른 큰 폭의 유가 상승도 항공사 수익성 개선에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지난해 평균 78달러였던 제트유가가 올해 4월 약 132달러까지 상승했다. 

여객수요 정상화 시점에 선제적인 운항편수 확대로 여객수요 증가분을 흡수해야 하는 항공사 특성상 운영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가운데, 악화된 원유 수급 여건이 장기화되거나 유가가 급격히 상승하면 여객·화물 수요 저하로 수익성 회복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신평 측은 유류비가 항공사 총 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유가 변동은 항공사 수익성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항공여객수요, 세계 기준보다 성장 느려

한편 우리나라 항공여객 수요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예측보다 다소 더닌 성장 회복 속도를 보일 전망이다.

한신평은 좁은 영토와 적은 인구수, 발달된 대체 운송 수단으로 국내선 시장이 협소할 뿐 만 아니라, 국제선 수요 유입으로 이미 정상 수준의 운송량에 도달했기 때문에 기대되는 추가적인 국내선 회복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선 노선도 상당 부분 아시아태평양 권역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국내 항공여객 수요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방역 정책 수준을 일찍이 완화했던 북미, 유럽과 달리 아태 소속 국가들은 최근에서야 국방 개방의 폭을 넓히고 있어 글로벌 유수 항공사보다 회복에 시간이 더욱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내선 여객수요는 이미 2019년을 상회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국내선 회복에도 다수의 항공사가 경쟁하며 유휴 국제선 항공기의 상당 부분을 국내선에 투입한 결과 여객단가(Yield)가 2019년 대비 약 20% 이상 감소했다. 국내선 여객매출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던 LCC들이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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