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안 항만의 화물 적체가 4개월 만에 다시 악화됐다.
미국 오클랜드 소재 태평양상선협회(PMSA)에 따르면 지난 3월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두 항의 수입 컨테이너 평균 처리기간(dwell time)은 6.3일로 전달(5.8일)보다 0.3일 연장됐다. 이로써 2개월 만에 두 항만의 혼잡 기간이 다시 6일을 넘어서게 됐다.
두 항만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항만 혼잡이 가중되면서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해 4분기엔 평균 8일대를 기록하며 유독 부진했고, 특히 작년 11월엔 8일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항만당국의 노력으로 올해 2월까지 다시 적체가 완화돼 가는 추세를 띠다가, 3월에 혼잡 상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에 7.7일로 하루 정도가 떨어진 뒤 올해 1월 6.8일로 개선됐고 2월엔 5.8일까지 감소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장기 체류 화물 비율도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5일 이상 터미널에 머문 화물 비중은 지난해 11월 50%로 최고점을 찍은 뒤 작년 12월(48.3%)과 올해 1월(37.9%)을 거쳐 2월에 34.3%까지 하락했다. 이후 3월엔 38.7%로 전달보다 4.4%p(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분기부터 줄곧 3~4일 수준이었던 철도터미널 내 컨테이너 처리일수는 다시 7일을 돌파하며 컨테이너수장비와 섀시 부족 등으로 복합운송망 혼란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3월까지 두 항만의 수입 적컨테이너 처리량은 총 388만8900만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3만8600TEU에 견줘 4.0% 늘어났다. 이 중 LA항과 롱비치항은 각각 268만2000TEU 120만6900TEU로 전년 동기 대비 3.5% 5.3% 상승했다.
마이크 제이콥 PMSA 부사장은 “기록적인 물동량을 수용하고 터미널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선 항만 인센티브 제도를 제공해야 한다”며 “인센티브 제도는 터미널 안팎으로 컨테이너의 효율적인 흐름을 유도하며, 화물 소유자가 지정된 기간 내 컨테이너를 픽업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세로카 LA항만청장은 “최근 늘어나는 화물량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항구에서 미국 내륙으로의 화물 생산량에 대한 30일 롤링 수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두의 유동성이 개선되고 노동 가용성이 향상된 게 물량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진 항만청장은 “내륙 혼잡이 항만의 철도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부두 화물 밀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며 “작년에 철송 등 일부 내륙 서비스를 중단한 후 많은 화주들이 화물을 다른 항만이나 트럭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LA항만청에 따르면 9일 이상 거주한 컨테이너는 3월 약 2만개로 전월(8800개)보다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 항만업계 관계자는 “중국 봉쇄 조치와 다가오는 북미서안 노동 협상이 혼잡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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