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안 항만의 적체가 장기화하면서 북미항로 도착지 항만의 점유율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올해 2월 미국에서 수입한 아시아발 컨테이너 물동량은 169만3700TEU를 기록, 1년 전 145만5100TEU에서 16% 성장했다.
하지만 서안지역 항만이 처리한 물동량은 4% 늘어난 93만5700TEU에 그쳤다. 미국 양대 항만인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은 각각 1% 감소한 40만TEU, 제자리걸음한 33만2000TEU를 신고했고, 오클랜드항도 -1%의 역신장을 냈다.
미 서안항만 중 증가곡선을 그린 곳은 북서항만얼라이언스(NWSA) 결성한 시애틀·터코마항뿐이다. 두 항만은 합산 50%의 폭증세를 보였다.
이와 비교해 주요 동안지역 항만은 38% 늘어난 66만1000TEU를 처리하며 훨훨 날았다. 동안을 대표하는 뉴욕항이 25% 급증한 23만1000TEU를 처리한 것을 비롯해 서배너 노퍽 휴스턴 찰스턴 등도 최대 90%에 이르는 폭증세를 띠었다.
이 같은 흐름은 점유율 변화로 이어졌다. 미 서안항만의 점유율은 지난해 2월 62%에서 올해 2월 55%로 7%포인트(p) 급락했다. LA항 점유율은 4%p 하락한 24%, 롱비치항 점유율은 3%p 하락한 20%에 머물렀다.
오클랜드도 1%p 떨어졌다. 서안항만 중에선 시애틀·터코마항만 확장세를 보였다. 반면 미 동안 항만 점유율은 33%에서 39%로 6%p 급등했다. 뉴욕 서배너 노퍽 등 대부분의 동안항만이 1~2%p씩 점유율을 올렸다.
동서안 희비 교차는 서안항만의 물류 적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LA·롱비치항 적체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대기 선박이 100척을 넘어서는 등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체선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화주들은 일제히 북미 최대 관문인 서안항만을 피해 미 동안으로 목적지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서안에 위치해 있지만 혼잡이 덜한 시애틀·터코마항도 대체 항구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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