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컨테이너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이 40%를 밑돌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 세계 34개 항로를 대상으로 조사한 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은 전월 대비 0.6%포인트(p) 하락한 33.6%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50%와 비교하면 16.4%p 하락한 수치이며 물류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좀처럼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정시 운항률은 지난해 8월 역대 최저치인 33.4%로 곤두박질친 뒤 다음 달 33.9%로 0.5p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10월에도 전월 대비 0.3%p 오른 34.2%p를 기록,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긍정적인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또다시 한 달 만에 하락세를 보이며 역대 최저치인 33.9%와 불과 0.3%p의 차이를 나타냈다.
지난 한 해 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도 40%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1~11월 선사들의 평균 정시율은 36.1%로 전년 65.8%와 비교해 29.7%p나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78.1%와 비교하면 무려 42%p나 급락했다. 시인텔리전스는 “정시 운항률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유일한 긍정적인 점”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북미 유럽 등의 항만에서 나타난 인력 부족이 정시 운항률에 여전히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시 운항률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하향 평준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시율 지연이 극심하자 선사들은 미국 서안과 유럽 노선에서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과 운항 일정 변경 등을 실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 상반기에도 항만 적체가 지속될 것으로 선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은 해운업계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중국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다시 전면 봉쇄의 칼을 뽑아 들면서 항만 가동이 중단될 우려가 커졌다.
선박 지연 도착시간은 다섯 달 만에 6일대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1월 평균 지연 도착시간은 6.9일로 전월 대비 0.6일 줄었다.
지난해(1~12월) 평균 지연일수인 5일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역대 최대인 올해 8월(7.7일)에 비해 0.8일 줄었다. 올 들어 평균 지연 도착 시간은 6.79일로 전년 5.01일에서 1.78일 늘어났다.
11월 HMM 정시운항률 20% 밑돌아
선사들의 정시 운항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11월 한 달간 14개 컨테이너선사 중 9곳의 정시 운항률이 전월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달엔 4곳의 선사만이 악화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가장 높은 정시 운항률을 기록한 선사는 덴마크 머스크로 46.3%를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9.7%p 하락했으며, 한 달 전에 견줘 0.1%p 떨어지며 50%대 진입에 실패했다. 이 선사는 독일 함부르크수드와 더불어 40%대의 정시 운항률을 기록하고 있다.
2위 함부르크수드는 2.3%p 상승한 40.4%를 기록, 모처럼 40%대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3위 스위스 MSC의 정시율은 전월과 비교해 1.5% 상승한 32.4%로 나타났다.
20%대의 정시 운항률을 기록한 선사는 5곳으로 집계됐다. 4위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전월과 비교해 2%p 하락한 28.9%로 30%대가 붕괴됐다. 6~8위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도 모두 정시율 하락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스라엘 짐라인은 소폭 개선된 28%를 기록했다.
정시 운항률이 20%를 밑돈 선사는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PIL OOCL 양밍해운 완하이라인 에버그린 등 절반에 달하는 6곳으로 나타났다.
HMM은 정시율이 소폭 개선됐지만 1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9위에 자리했다. PIL과 OOCL은 전월 대비 각각 1.9%p 3.3%p 하락한 18.9% 17.2%에 머무르며 10~11위를 기록했다. 대만 선사들도 정시율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양밍해운 완하이라인 에버그린 3곳 모두 10%대의 저조한 정시율을 보였다.
시인텔리전스는 2022년이 되면서 정체와 병목현상이 악화되고 있으며, 아직 개선 징후는 없다고 판단했다. 시인텔리전스는 “항만 혼잡이 선사들의 정시 운항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운임 또한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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