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초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대만 컨테이너선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버그린은 지난 연말 최대 40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무려 3년4개월치 임금을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준 것이다.
이 회사에 다니는 초급 간부 부부는 총 500만대만달러(약 2억16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고 대만 차이나타임즈에 밝혀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부부는 에버그린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로, 기본급 규모는 각각 6만대만달러(약 260만원)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3년치 연봉을 보너스로 받아든 직원들은 “이렇게 많은 돈을 한 번에 받은 적이 없다. 숫자를 잘못 읽은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그린은 지난해 3월 이집트 수에즈운하에서 2만TEU급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좌초하는 사고를 내는 불운을 겪었지만 시장 호황을 배경으로 3분기까지 영업이익 1931억대만달러(약 8조3500억원), 순이익 1583억대만달러(약 6조8500억원)를 각각 일궜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11배 14.5배 급증한 규모다. 주당 순이익은 30.27대만달러(약 1300원)다.
대만 경쟁선사인 양밍해운은 8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1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에버그린의 4000% 지급 소식이 알려지자 직원들을 달래려고 2021년 영업실적을 확정한 뒤 추가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밍은 지난해 9개월간 영업이익 1339억대만달러(약 5조8000억원) 순이익 1099억대만달러(약 4조7600억원)를 거뒀다. 영업이익은 27배, 순이익은 59배 늘어났다. 주당 순이익은 32.73대만달러(약 1400원)로, 대만 기업 중 가장 높은 이익률을 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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