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이탈리아 컨테이너선사인 메디터레이니언쉬핑(MSC)이 왕성한 신조 활동을 배경으로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를 노린다.
업계에 따르면 MSC는 CSSC 계열사인 다롄선박중공업(DSIC)과 광저우선박국제(GSI)에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13척을 발주했다. 선가는 척당 1억2200만달러, 총 15억6000만달러(약 1조7500억원) 정도다. CSSC가 맺은 단일 컨테이너선 신조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DSIC에서 7척, GSI에서 6척을 맡는다. 인도 시기는 2023년과 2024년 사이다.
MSC는 지난 2일 두 조선소와 신조 계약을 체결했다. 신조선은 길이 366m, 폭 51m로,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는 한편 CSSC의 선박엔진 자회사인 스위스 윈터투어가스앤드디젤(WinGD)에서 제작하는 이중연료엔진을 설치해 LNG연료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될 전망이다.
이로써 MSC의 신조선 발주량은 35척 65만9500TEU로 늘어났다. 덴마크 머스크의 16척 4만1600TEU보다 16배 많은 규모다. 신조 발주량만으로 세계 9위 선사 보유 선단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MSC는 신조선을 모두 인도받게 되면 머스크를 제치고 선복량 기준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7일 현재 머스크와 MSC의 운항선대는 각각 712척 412만7900TEU, 589척 389만7000TEU다. 선복량 차이는 23만TEU에 불과하다.
두 선사의 격차는 머스크가 독일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한 2017년 12월 100만TEU까지 벌어졌다가 시나브로 줄어들면서 20만TEU대까지 좁혀졌다.
머스크는 과거 초대형선을 잇달아 도입하며 스케일 경쟁을 주도하다 2015년 2만TEU급 초대형선 발주를 마지막으로 신조보다는 경쟁사를 인수해 외형을 키우는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반면 MSC는 막대한 발주량에서 보듯 신조선 도입에 적극적이다. 지난 연말에도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선박 6척을 용선 방식으로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다. 수주처는 CSSC 자회사인 후둥중화조선과 장난조선, 민영조선소인 양쯔강조선이다.
이탈리아 나폴리 선장 출신인 잔루이지 아폰테가 지난 1970년 창립한 MSC는 21세기 들어 급성장했다. 1996년 선복량 순위 세계 12위에 머물렀던 이 선사는 2000년 한진해운에 이어 5위를 기록한 뒤 2003년 세계 2위 선사로 도약했다. 20011년과 2017년에 각각 200만TEU와 300만TEU를 돌파했다. MSC가 만년 2위 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1위 자리에 올라설지 해운업계의 눈길이 쏠린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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