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공식 출범한 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연승 이사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 한 해 선박 안전검사 강화와 환경 규제 대응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자체 검사 규정인 KOMSA 코드를 개발하는 한편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저감 시스템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관기관과 협력해 해양교통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선박검사 고도화를 위해 목포 인천을 시작으로 권역별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해양교통안전 전문방송도 서비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 3년차를 맞았다. 소감은?
취임 후 지난 2년간 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고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제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7년 12월12일 국회에서 해양교통안전공단법이 발의됐다. 국회 정부와의 여러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공단 신설보다는 선박안전기술공단 기능을 확대, 개편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 선박안전기술공단 기능에 효율성과 전문성을 더할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 덕분이었다.
이후 약 1년간 국회 정부 해양수산유관기관 언론 등의 지원과 공단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지난 2018년 12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법이 통과됐고 지난해 7월1일 출범을 마쳤다. 지난 1979년 한국어선협회로 출발한 공단 40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고 커다란 변화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취임 1년차인 2018년은 공단법 제정 준비 등 조직의 방향성을 새롭게 다지고 역량 강화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었고 취임 2년차인 지난해는 새롭게 출범한 공단의 조직과 예산을 확대하고 신규사업을 발굴하는 등 해양안전 종합관리기관으로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시기였다.
올해는 지난 2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마련한 사업프레임 위에 해양교통안전 정책과 기술 교육 등 실질적인 콘텐츠를 쌓아가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바다 현장 안전관리에서 국제협력을 통한 해양교통안전체계 완성까지 내외부 역량을 모으고 적재적소에 발휘되도록 하겠다.
출범 초기라 해양교통안전공단이 아직 생소하다. 공단의 지향점을 소개 바란다.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들의 높아진 안전 의식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안전 강화 대책이 마련됐지만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담기관이 없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해양사고도 매년 증가 추세였다. 이런 대내외적인 상황의 구원투수로 해양교통안전공단이 출범했다.
해양교통안전공단법은 크게 2가지 목적을 담고 있다. ‘해양사고 예방’과 ‘해양교통체계 구축 및 종합관리’다. 우리나라 해양교통안전 체계를 굳건히 구축하고 다양한 해양안전 문화 정책을 입안하는 등 해양사고를 줄여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는 게 공단의 출범 이유이자 목적이다. 법에서 규정한 공단 주요사업은 ▲해양교통안전에 관한 교육·계몽·방송과 홍보 ▲해양교통안전에 관한 기술 개발·보급 ▲해양교통안전에 관한 자료의 수집과 조사·연구 및 국제협력 ▲선박검사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등이다.
공단은 출범 배경과 공단법을 바탕으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겠다’는 미션과 ‘국민과 함께하는 해양교통안전 종합 관리기관’이라는 비전을 설정했다. ▲해양사고 발생 50% 저감 ▲해양 사고 인명 피해 50% 저감 ▲선박 기인 대기오염 감축 ▲해양 안전 국민 신뢰 확보라는 네 가지 구체적인 경영목표도 세웠다. 특히 ‘출범 10년 이내 해양사고 50% 줄이기’ 라는 큰 목표를 세웠고, 국민들에게 ‘안전한 바다’ ‘깨끗한 바다’ ‘스마트한 바다’ ‘행복한 바다’를 드리겠다는 약속을 드린 바 있다.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뭔가?
올해는 공단이 준비해 왔던 업무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시기다. 먼저 국민 모두가 안전한 바다를 만들고자 한다. 현장에서 어선 화물선 여객선 등 10만여척의 선박검사와 160여척의 연안여객선 안전운항관리를 빈틈없이 수행할 계획이다. 선박검사제도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자체 검사 규정인 이른바 KOMSA 코드를 개발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선박검사제도 개선 프로세스를 마련하겠다. 아울러 취약선박을 전담 관리하고 시뮬레이션 분석을 도입하는 등 안전점검을 확대하고 현장 안전 교육도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
두 번째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깨끗한 바다를 만들겠다. 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친환경 플라스틱 선박과 전기복합 추진 어선 연구를 수행하려고 한다. 연안해운 온실가스와 선박기인 대기오염물질 관리를 강화하고 국제해운 선박연료유 사용량 보고제도 운영 등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대기환경 관리제도 이행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셋째 스마트한 해양교통 안전체계를 구축하겠다. 이에 맞춰 해양교통안전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국제해사업무 추진을 위한 국제해사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아울러 IMO 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의제를 개발하고 개도국 대상 ODA(공적개발원조) 사업과 기술협력사업 기반을 마련하겠다.
또 해양교통이용자의 안전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권역별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를 구축해 선박검사와 안전점검, 맞춤형 체험교육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해양사고 정보, 기상정보 등 해양교통정보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최신 ICT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정책제안과 기술개발 지원에도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공단 핵심사업을 소개한다면?
기존 선박검사,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안전기술연구 등의 업무를 고도화하고 새롭게 발굴한 해양교통안전체계 구축과 해양사고 예방 업무를 추진한다.
이 중 해양교통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분산돼 있는 각종 해양 정보를 통합 분석해 선박 안전관리, 기술 연구, 안전 문화 확산 등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선박검사와 운항관리 정보 같은 자체 자료가 아닌 해양사고정보와 해양교통정보 해양환경정보 등을 유관기관과 협력해 수집해야 한다. 지난해 기상청 해운조합 선주상호보험조합 등 주요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이런 이유다. 앞으로 정부와 유관기관 등과 협의해 정보 공유네트워크 구축시스템을 공고히 하겠다. 관련법 제정도 검토 중이다.
다음으로 육상의 자동차 검사소와 같은 권역별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센터 구축은 기존 선박검사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업이다. 검사원이 직접 이동해 벌이는 선박검사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최신 장비를 활용하는 고도화된 검사와 안전점검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검사 표준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해양안전문화를 확산하고자 선박종사자와 해양교통이용자를 대상으로 체험형 안전교육도 실시한다.
목포와 인천은 올해 설계비 예산을 확보했고 지자체와 부지 선정을 진행 중이다. 추후 단계적으로 부산과 동해권에도 센터를 설립해 권역별 특성에 맞게 기능을 차별화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양교통안전 전문방송 사업을 추진한다. 해양안전의식 개선, 해양교통 정보제공, 재난 알림을 위한 방송 등을 공단이 직접 운영해 해양사고 예방에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먼저 사내방송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방송사업 컨설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양교통안전관리선’을 건조해 운영하는 사업도 검토 중이다. 선박 통항로 안전성을 조사하고 해양교통정보 수집, 도서 지역 선박검사 등의 업무에 활용하게 된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단 조직도 확대됐을 거 같다.
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출범하면서 교통안전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는 준비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조직을 운영해 나가겠다.
올해 주요 변화로, 해양사고 예방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해양사고예방센터에 교통문화교육 기능을 이관했다. 기존 출장소 형태던 울산 서울 속초를 지사로 승격시켜 업무체계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 준비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인 지사 운영은 오는 4월부터 계획하고 있다.
올해 인력이 60명이 증원돼 공단 정원이 521명이 됐다. 출범을 준비하면서 목표했던 인원과 많이 차이나지만 초기 신규사업 추진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인력들의 전문성과 역동성이 공단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 같다.
인력 채용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블라인드 방식으로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했다. 주무부처와 채용계획을 사전협의하고 채용점검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기재부의 공공기관 채용제도 개선대책을 적극 준수했다. 국가유공자 제한경쟁채용 등 사회형평성을 고려한 채용에도 노력하고 있다.
5년 전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업무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2015년 7월7일 한국해운조합으로부터 여객선 운항관리업무를 인수했다. 이후 70여명이던 운항관리자를 140여명까지 2배 늘렸고 출항 전 점검과 여객선 운항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해수부 행안부 해군 등과 운항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도 갖췄다.
2018년 1월부터는 여객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연안여객선의 특성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안전 전문교육을 벌이고 있다. 안전관리책임자의 전문성을 강화해 선사의 자체 안전관리능력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아울러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해양사고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매뉴얼을 발간하는 한편 대응 훈련과 운항관리자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여객선 안전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파견지 운항관리사무소를 지난해 14개 늘려 총 34곳을 운영 중이다.
올해도 통영 사량도와 제주 추자도 등 4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공단 파견지 운항관리사무소는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뿐 아니라 도서벽지 주민에게 해양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여객선 운항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등 도서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
IMO 대응기관 등 국제협력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14년부터 IMO 전문 대응기관으로 지정돼 국제화 업무를 수행해 왔다. 현재 IMO가 추진하는 자율운항선박, 친환경선박 등 미래 선박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제협약의 국내 도입과 이행지원 업무도 한다.
아울러 노르웨이 해사청, 일본 국토교통성 등 해외 정부기구와 노르웨이선급, 이탈리아선급 등 선진 해사기관과 기술을 교류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인도네시아 정부와 선박안전성을 제고하고 검사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사안전분야 ODA 사업을 수행했다. 지금은 미얀마 정부와 해사안전 역량강화, 어선 현대화 등의 ODA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2021년께 사업에 착수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밖에 IMO 국제기술협력프로그램의 하나로 케이엘넷과 협업해 개발도상국에 항만운영시스템을 지원하고 법제도를 교육하는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국제협력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가칭 국제해사교육센터를 설립해 개발도상국 해사전문가들에게 온실가스 해사안전 프로그램을 교육하려고 한다.
끝으로 해양수산가족 여러분께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지난해 공단이 새롭게 출범하는 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해양수산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여러분의 든든한 후원 덕분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해양안전을 높이는 데 가장 필요한 건 안전을 향한 우리의 ‘의지’ 라고 생각한다. 바다에 대한 관심과 도전의지, 해양안전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책임의식, 바다의 도전과 위험을 기술과 과학으로 이겨내려는 노력, 무엇보다 바다를 향하는 온 국민의 관심과 애정이 함께 어우러질 때 우리 모두가 안전한 바다가 만들어 질 거라 생각한다. 보이는 곳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다의 일상을 안전하고 평화롭게 만들어가는 여러분 모두가 해양안전의 주역이다.
공단 임직원 모두가 새해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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