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가 크루즈항로 다변화를 위해 대만항만공사와 협력을 본격화했다.
BPA는 남기찬 사장 일행이 환경재단의 ‘그린보트’ 행사와 연계해 9~11일 2박3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 대만항만공사 관계자와 부산항과 지룽항의 크루즈항로 확대, 크루즈터미널 개발 및 운영에 관한 공유 등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기찬 사장 일행은 9일 대만 최대항인 지룽항을 방문해 터미널을 시찰하고 대만항만공사 관계자와 면담한데 이어 크루즈 관계자와 만찬을 가졌다.
남 사장은 지룽항 리우 대표와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마음이 맞으면 처음 만나도 지기와 같다’(相逢何必曾相識)’는 뜻의 중국 시구를 인용해 “부산과 지륭 같이 뜻도 같고, 자주 만난 사이는 더 친근하고, 가까운 사이와 같다. 양항의 성공적인 협력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남 사장 일행은 10~11일에도 대만의 크루즈 업계 관계자를 만나 마케팅 활동을 계속했다.
BPA는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부산항 크루즈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대만과 여러 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올해 초 대만항만공사와 항만 간 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대만크루즈협회와는 부산-대만에서 각각 승객이 승선할 수 있는 다모항(Multi-Home Port) 크루즈 상품 개발을 위한 MOU도 서명한 바 있다.
다모항 크루즈란 크루즈 노선에 있는 기항지가 동시에 모항 역할도 하는 항을 말한다. 기항지에서도 승객들의 승·하선이 자유로워 관광객의 국적 다양화를 꾀할 수 있어 국내외 관광산업 촉진을 유도해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대만은 모항, 한국·일본은 기항지 역할로 고정돼 있었으나 앞으로 다모항 크루즈를 시행하면 한국, 대만, 일본 모두 모항과 기항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BPA는 크루즈시장의 주력 선사인 프린세스크루즈, 스타크루즈와 함께 양항 간 다모항 항로 운영을 위한 시장분석, 기항일정 검토 등 실무적인 협의를 계속해왔다.
대만은 아시아 2대 크루즈시장으로 연간 36만명의 대만 승객이 크루즈선을 이용해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을 관광하고 있으며, 올해 부산항을 방문한 대만 크루즈 승객은 6항차 1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한편 남 사장은 앞서 9일 부산항에서 출항한 환경재단 주최의 제14회 그린보트 크루즈선에 탑승해 지륭항에 정박해 하선할 때까지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해양의 미래’ 주제의 ‘친환경 부산항’ 강연 등 다양한 선상 행사를 가졌다.
환경재단이 주최한 이번 그린보트 크루즈 행사는 기업인, 공무원, 예술가, 청소년 등 1200여명이 참여해 부산항을 출항해 대만 지룽, 화롄과 제주도를 거쳐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7박8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남기찬 사장은 “한국과 대만은 연간 상호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상호 방문하고 있어 향후 양항 간 크루즈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대만발 크루즈선 유치와 함께 양항 간 모항 크루즈가 확대될 수 있도록 실질적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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