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선사 머스크라인이 지난달 해상-철도-해상으로 연결되는 복합운송 서비스 ‘AE19’를 출시했다. 해운과 항공이 주름잡고 있는 아시아-북유럽노선에서 머스크의 새로운 시도가 화주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주고, 디지털화와 차별화로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 등의 국영철도운영사나 독일계 글로벌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DB쉥커 등이 쥐락펴락하는 철송시장에서 머스크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머스크가 3년 전 전략변화를 예고하고 운송·물류사업에 주력하면서 세계 컨테이너운송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AE19는 틈새(niche)시장이지만, 육상과 해상에서의 전문지식을 반영해 연결성과 가시성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E19는 우리나라 일본 등 아시아 각국에서 러시아 보스토치니까지 배편으로 화물을 보낸 뒤 철도로 환적해 북유럽과 가장 가까운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운송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다시 피더 선박으로 독일 브레머하펜이나 스칸디나비아 발트해 인근 각 지역을 연결하게 된다.
운송기간은 해상노선보다 최대 약 20일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보스토치니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의 철도운송은 약 9일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열차는 최대 50개의 40피트 컨테이너(FEU)를 운송할 수 있다.
머스크 대륙철도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캐스퍼 크록은 로이즈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화주들이 유럽항로를 대체할 운송수단을 찾고 있다. AE19를 활용하면 저렴하고 빠르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화주확보, 장비활용 극대화
로이즈리스트는 신규 서비스의 경쟁력으로 ‘디지털화’와 ‘차별화’를 꼽았다. 디지털화는 덴마크 선사의 글로벌 핵심전략 중 하나로, 선적예약 및 맞춤형 공급망 솔루션을 온라인으로 제공해 화주들을 끌어 모으는 전략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AE19를 이용하는 화주들은 하나의 컨테이너도 철도로 보낼 수 있다. 화주가 체험서비스로 최적의 공급망을 선택하는 것이다. AE19를 이용하면서 공급망이 안정화되면 화주가 다량의 컨테이너를 맡기거나 전세열차(블록트레인)를 편성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크록 대표는 “머스크는 철송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에 투입되는 공컨테이너를 철송에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AE19 도입의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그동안 머스크의 철송서비스를 활용하던 화주들은 유럽과 중국에 위치한 머스크의 공컨테이너 장치장에서 박스를 수배해야만 했다. 하지만 복합운송 서비스가 도입됨에 따라 장비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졌다. 크록 대표는 “이것(컨테이너 활용)이 우리의 가장 큰 이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철송사들이 자주 겪는 컨테이너 공급문제에 큰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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