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9 14:09

현대상선, 내년 유럽항로 점유율 2배 상승 전망

디얼라이언스 가입 초대형선 투입으로 비용 경쟁력 제고


현대상선이 디얼라이언스 가입으로 기간항로 점유율을 큰 폭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유럽항로 점유율은 두 배 이상 상승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보고서에서 디얼라이언스 가입 이후 현대상선의 아시아-북미항로와 아시아-유럽항로 물동량 점유율이 각각 8.3% 6.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의 5.5% 3%에 견줘 북미항로는 2.8%포인트(p) 유럽항로는 3.2%포인트 확대된다는 예상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2만3000TEU급 선박 12척, 1만5000TEU급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상태다. 23K 선박은 내년 2분기, 15K 선박은 내후년 2분기에 인도돼 각각 디얼라이언스와 공동배선하는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에 배선될 전망이다.

KMI는 현대상선이 디얼라이언스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짓고 있는 초대형선을 모두 뱃길에 넣을 경우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에서 각각 75만7000TEU 69만3000TEU의 화물을 새롭게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물동량 확대 효과는 자그마치 145만TEU에 이른다. 국적 원양선사는 지난해 유럽항로에서 71만8000TEU, 북미항로에서 135만3000TEU를 수송했다. 유럽항로에서 2배 이상, 북미항로에서 50% 이상의 물동량 상승효과를 본다는 얘기다. 물동량 증가로 매출액은 1조5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북미항로에서 7170억원, 유럽항로에서 7832억원 각각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물동량·선복 모두 수직상승

일본 컨테이너선 통합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와 대만 양밍, 독일 하파크로이트로 구성된 디얼라이언스도 현대상선을 정회원으로 맞아들임으로써 기간항로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 가입으로 디얼라이언스의 유럽항로 주간 공급 비중은 24.8%에서 26.3%로 1.5%p 확대된다. 세계 최대 규모인 23K 선박이 유럽항로에 투입되는 효과다. 다만 디얼라이언스의 점유율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럽항로에서 오션 얼라이언스와 2M의 양강 구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주항로에선 공급량 점유율 확대폭이 좀 더 클 거란 분석이다. 디얼라이언스의 이 항로 점유율은 현대상선이 신조 중인 15K 선박과 2M에 대선한 10K 13K 선박을 미주항로에 투입하면서 25.4%에서 31.2%로 5.8%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오션의 점유율은 42.2%에서 41.6% 로 0.6%p 하락하고, 2M 점유율은 14.2%에서 15.4%로 1.2%p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계산됐다. 디얼라이언스가 큰 폭의 점유율 신장을 배경으로 아시아-북미항로에서 일방적인 우위를 다져온 오션얼라이언스의 견제세력으로 부상한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의 비용경쟁력도 크게 개선된다. KMI는 현대상선이 23K 선박을 유럽항로에 투입할 경우 현재 3대 얼라이언스가 운항 평균 선형인 1만5400TEU급 선박에 비해 40피트 컨테이너(FEU) 1개당 12.4%의 운송비용 절감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상선이 인도받는 선박은 스크러버가 장착돼 돼 있어 시설투자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뿐만 아니라 디얼라이언스와의 항만터미널 공유가 가능해져 2%의 항만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잃었던  국적선사의 해운서비스를 회복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국적선사의 원양서비스는 6개다. 북미항로에서 현대상선이 3개 SM상선이 2개, 유럽항로에서 현대상선이 1개 항로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국적선사가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함으로써 북미항로는 19개, 유럽항로는 6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 한진해운 파산 이전 국적선사가 참여한 북미항로 29개, 유럽항로 9개의 주간 서비스와 비교해 65% 수준으로 회복하는 셈이다. 물동량은 과거 한진해운이 기간항로에서 차지했던 시장점유율인 북미항로 7.2% 유럽항로 4.1%를 웃돌 가능성이 점쳐진다. 

KMI는 현대상선이 앞으로 데일리 머스크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을 모색하면서 영업과 선박관리에 능통한 전문인력 확보로 경영 안정과 지속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근해선사와의 이전투구식 경쟁을 지양하는 한편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디지털 협력에 관심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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