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발효되는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가 올해 열린 해사산업박람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수출입은행은 ‘해외 및 국내 조선업 현황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노르쉬핑(Nor-Shipping) 2019’ 박람회에서 나타난 이슈를 조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서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저유황유 사용을 앞두고 여전히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SOx 배출 규제를 앞두고 전 세계 해운업계는 세 가지 선택지를 놓고 갈림길에 서있다.
선주들은 강화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저유황유 또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선박의 주 연료로 사용하거나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 저유황유 사용이 가장 검증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가격이 높아 해운업계는 저렴한 성분으로 제조된 저가의 혼합유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혼합유의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검증이 마무리될 때까지 고가의 검증된 연료유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선박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위험성과 화학성분 간 충돌로 발생한 고형화 등이 기계적 손상으로 일어나는 사례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저유황유를 선택한 대부분의 기존선들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선택을 해야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며 연료유와 윤활유의 검증이 마무리될 때까지 고가의 검증된 연료 사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안인 LNG 연료도 아직까지 해운업계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업체들이 FGSS(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 등 LNG연료추진선의 기자재를 전시하는 게 눈에 띄었지만 홍보 콘텐츠가 빈약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SOx 규제에 약 3개월 앞서 발효되는 BWTS(선박평형수처리장치) 규제가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준 영향력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BWTS 규제는 올해 9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현존선 규제가 유예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으며 어려움에 처했던 기자재업체들은 본격적인 영업성과를 올리고 있다.
세계 1위 기업인 테크로스와 2~3위권인 파나시아는 모든 부스를 열고 상담과 영업활동을 진행했으며, 전년 상반기에 비해 4배 이상의 계약실적을 달성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밖에 값싼 노동력과 설계능력을 기반으로 해양플랜트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싱가포르 조선업도 앞으로 한국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최근 FPSO를 수주한 데 이어 LNG벙커링선, 전기추진 중소형 여객선 등에서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는 싱가포르는 LNG벙커링선, 전기추진 중소형 여객선 등에서 우리나라와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싱가포르는 아직까지 한국에 큰 부담이 될 경쟁자는 아니나, 이번 박람회를 통해서 확인한 산업확대 의지를 고려하면 향후 여러 시장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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