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캐비어는 사치의 상징으로 주방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아라!’ 라는 뜻이다.
인간보다 오래 사는 철갑상어가 제공하는 캐비어는 1kg에 5백만원이 훌쩍 넘는다. 세계 3대진미 ‘캐비어(caviar)’, 사실 캐비어는 염장처리를 한 생선의 모든 알을 통칭한다. 이번 컬럼에서는 철갑상어알로 국한시키겠다. 캐비어를 먹을 때는 눈을 감고 바다의 파도소리와 특유의 짭짤하고 비릿한 상상을 하며 먹으면 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트러플 버섯처럼 맛이 강하기 때문에 같이 곁들이는 음식은 오히려 단순한 맛을 내는 버터를 바른 바게뜨빵 또는 두부 그리고 화이트와인이나 샴페인이면 충분하다. 와인을 좋아하는 프랑스사람들도 캐비어를 먹을 때는 가끔 무색무취인 보드카와 같이 먹는다. 중국에서는 결혼하는 신부에게 철갑상어알을 먹이는 풍습이 있었고 페르시아의 시에서 캐비어는 정욕을 증가시키는 최고의 식품으로 칭송되어 있다. 실제로 캐비어는 지방이 적고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아 러시아에서는 일찍이 건강식품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철갑상어알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세브루가(sevruga)는 7년이상 자란 철갑상어에서 얻은 캐비어로 양식이 쉽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알이 다소 작은편이고 담백하며 특유의 강한 바다향이 난다. 오세트라(osetra)는 10년 이상 자란 철갑상어에서 얻은 것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상품이다. 부드럽고 견과향이 난다. 최고급으로 여기는 벨루가(beluga)는 20년 이상 자란 철갑상어에서 얻어 지며 알이 크고 탱탱하고 강렬한 호두향과 크리미한 질감이 그 특징이다.
그렇다면 캐비어를 활용한 요리를 소개해보자. ‘캐비어 버터소스를 곁들인 관자와 감자케이크’ 먼저 감자를 거칠게 갈고 흐르는 찬물에 전분기를 살짝 빼준다. 큰 그릇에 옮겨 달걀, 식빵(냉장고에 굳어버린 빵을 이용해도 된다), 양파, 소금을 넣어 섞어준 후 1cm 두께로 만든다. 프라이팬에서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혼합물을 중불로 엷은 갈색이 날 때까지 약 3분간 볶는다. (필요한 경우 더 많은 오일을 추가한다) 오븐팬에 옮기고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감자케이크는 완성! 캐비어 버터소스는 냄비에 스파클링와인, 후추, 타임, 월계수잎, 양파, 레몬쥬스를 섞어서 약불에서 1/3로 졸인 후 열에서 제거하고 버터를 조금씩 넣어가면서 젓다가 캐비어를 넣어 주면 된다. 다시 프라이팬에 오일을 가열하고 얇은 막은 제거한 관자에 소금간을 한 후 각면을 1분30초씩 조리한다. 관자를 따뜻한 곳에서 3분정도 레스팅하는 동안 감자케이크는 오븐에서, 소스는 약불에서 끓지 않도록 데워준다. 접시에 감자케이크를 깔고 관자를 올린 후 캐비어 버터소스를 얹으면 완성된다.
두번째 요리는 캐비어와 꽃게살 그리고 아보카도를 이용한 팀발(Timbale)이다. 팀발은 고기나 야채등을 틀에 넣어서 구운요리로 여기서는 꽃게살만 살짝 익히도록 하겠다. 재료는 꽃게살, 다진양파, 신선한 레몬쥬스, 캐비어, 잘 익은 아보카도, 소금, 흰색후추, 올리브오일이 필요하다. 먼저 살짝 익힌 꽃게살과 찬물에서 매운 기운을 날린 다진 양파, 레몬쥬스, 소금, 흰후추를 가볍게 섞어준다. 아보카도는 포크 등을 이용하여 으깨주고 레몬쥬스,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자 이제 플레이팅시간! 원형틀을 준비하고 아보카도 퓨레를 먼저 깔아준 후 위에 꽃게살 혼합물을 올려주고 틀에 맞춰 위를 평평하게 긁어 낸다. 둘중에 무엇을 먼저 올려줘도 상관없지만 보통 진한 색감이 아래로 가야 음식의 중심감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달의 주인공인 캐비어를 살짝 올려주고 방울토마토 또는 식용꽃을 올려서 마무리한다. 꽃게살로 감칠맛을 올리고 아보카도로 크리미한 텍스쳐를 살리면서 캐비어의 섹시한 맛을 곁들이는 원바이트(one-bite)요리이다.
세번째 메뉴는 캐비어가 올라간 냉파스타요리로 파스타면은 ‘까펠리니’라는 다소 얇은 면을 사용한다. 먼저 소금간을 한 면수에 까펠리니면을 삶아주는데 면발이 워낙 얇아서 2분정도면 다 익기 때문에 오버쿡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냉파스타의 경우 추가로 불에서 볶는 과정이 없으므로 조금 더 삶아 준 다음 찬물에 씻는다. 소금과 흰후추로 면에 간을 하고 레몬제스트와 레몬즙 그리고 질 좋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로 버무린 후 색감좋은 캐비어를 올려내면 최고급 콜드 애피타이저가 완성된다.
캐비어는 그 자체가 완벽한 맛을 가지고 있어서 조연이 되는 음식들은 오히려 소박하고 특별히 맛을 해치지 않는 재료들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 캐비어 단독으로도 우아한 애피타이저를 완성할 수 있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재료이다. 캐비어는 그 가격만큼이나 먹을 때도 특별한 대접을 받는데 신선도의 유지를 위해 얼음을 담은 차가운 그릇에 담아 제공하고, 산화 방지를 위해 비금속 도구를 사용하여 접시에 담는다. 요리사들의 엉뚱한 소원 중에 하나가 ‘정말 캐비어를 큰 수푼으로 원없이 떠먹어 보고 싶다’가 있다. 그만큼 요리사들에게 있어서 비싸고 가장 매력 있는 식재료가 아닐까 한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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