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2 10:24

조선 빅3 1분기 수주성적…삼성 ‘호조’ 현대·대우 ‘급감’

대형조선사들 수주 18척 중 12척이 ‘가스선’


올해 1분기 수주 성적표를 놓고 봤을 때 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빅3 중에서 가장 낮은 목표달성률을 기록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 난 실적을 내놨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선으로만 수주 장부를 채운 삼성중공업은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며 다른 조선사들과 대조를 보였다.

올해 1분기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가스선 덕을 톡톡히 봤다. 수주 척수 18척 중 12척이 가스선이었다. 조선사들은 남은 한 해도 LNG선 발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가스선을 중심으로 수주가뭄을 해갈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목표달성률 3%에 그쳐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까지 LNG선 7척 13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 연간목표 78억달러의 17%를 달성했다. 2018년 1분기 신규수주 12억달러 대비 8.3%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며 조선 빅3 중에서 유일하게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3월 말 수주잔고는 91척 189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LNG선 31척, 컨테이너선 19척, 탱크선 30척, 기타 3척, 시추선 5척, 해양플랜트 3기 등이 수주잔고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LNG선과 해양플랜트 금액이 각각 56억달러 53억달러로 수주잔량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LNG 수요 강세, 컨테이너선 대형화 등 업황 개선세 지속에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해양에서는 릴라이언스 MJ FPSO, 바로사 FPSO 등 수주 유력 프로젝트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목표 83억7000만달러 중 13.1%인 11억달러를 달성했다. LNG선 3척 탱크선 6척 등 9척이 장부에 기입된 선종들로, 조선 3사 중에서 가장 많은 일감을 1분기에 확보했다.

수주잔량은 LNG선 비중이 가장 높다. LNG선 36척, 컨테이너선 12척, 탱크선 28척, 드릴선 5척, FPSO 1기, 특수선 18척 등 100척 211억8000만달러가 수주잔고에 올라와 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21억8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수주액은 반토막 났다. LNG선 건조물량을 다른 조선사에 뺏긴 데다 3월 건조계약이 단 한 건도 없었던 게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대우조선은 LNG선 8척, 탱크선 8척 특수선 1척 등 총 17척을 수주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형조선사들 중에서 수주목표 달성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선사는 올해 1분기 조선·해양부문에서 2억6800만달러의 일감을 수주, 연간 목표 99억2500만달러의 2.7%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년 대비 60.3%나 감소한 수치다. LNG선 LPG선을 각각 한 척씩 수주 리스트에 올렸다.

수주잔량은 101척 243억4400만달러로 집계됐다. 탱크선 18척 컨테이너선 24척 LNG선 22척 LPG선 14척 벌크선 10척 기타 13척 해양플랜트 2기 등이다.

그룹 실적도 전년에 비해 크게 쪼그라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조선·해양 수주실적은 26억6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3% 급감했다. 목표 달성률 역시 178억500만달러 대비 7%에 그쳤다. 현대삼호중공업은 66.8% 감소한 5억4200만달러로 크게 후퇴했다.

반면 현대미포조선은 14.5% 증가한 4억34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룹 전체의 수주 척수는 전년 대비 16척 감소한 19척. 탱크선 14척, 컨테이너선 3척, LNG선 1척, LPG선 1척 등이 올해 1분기 현대중공업그룹이 거둬들인 수확물이다. 그룹의 수주잔량은 3월 말 현재  283척 271억달러로 나타났다.

조선사들 올해 주력먹거리도 어김없이 ‘LNG선’

남은 한 해도 조선사들의 가스선 수주비율은 다른 선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조선사들의 주력 먹거리로 자리매김한 LNG선은 신규 수출설비 가동과 LNG 수요 증가로 올해도 발주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은 올해 LNG선 발주량이 40척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2023년 65척, 2024~2027년 57척의 발주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올 한 해 막대한 물량 집중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향후 10년간 100척 이상의 LNG선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사들 역시 LNG선 발주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우조선해양은 리포트를 통해 수요 증가로 LNG선 발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LNG선을 제외한 컨테이너선은 중형에서, 원유운반선은 노후선 교체와 환경규제 적용에 따른 신조 수요가 제한적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형컨테이너선은 공급과잉이 지속되며 발주가 어려울 거란 예상도 내놨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컨테이너선 해양설비에서 발주 증가가 이뤄질 걸로 전망했다. LNG선은 신규 LNG 수출설비 가동, 컨테이너선은 선형 대형화 교체 수요, 해양설비는 신규 투자확대 등을 발주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잔고에 쌓여있는 LNG선의 선박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에게 훈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가을 1억8000만달러였던 LNG선 건조단가는 연말에 저점을 찍은 이후 올 봄 1억9000만달러선에서 건조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일감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수주를 진행했다면 올해는 기업들이 선박 가치를 끌어올려 체력회복에 나서고 있다는 게 조선업계의 전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LNG선 컨테이너선 등에서 일정 일감을 확보한 조선사들이 올해 수익성을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전환했다”며 “지금까지 선가에서 열세에 놓였던 중국 일본 조선소도 수주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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