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평가기관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2일 아시아나항공 수시평가를 통해 아시아나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외부감사인이 이 항공사의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을 내놓은데 따른 의견이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BBB-’ ‘A3-’ ‘A3-’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한신평은 신용도 하향검토 원인으로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 저하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 항공사가 22일 공시한 지난해 결산 감사보고서는 외부감사인의 ‘한정’ 표명으로, 회계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별도재무제표에 대해 “운용리스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과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과 관련해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결재무제표는 손상징후가 발생한 유·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포함여부 및 연결재무정보 등이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산 영업실적 및 재무상태가 과거 아시아나항공이 밝힌 잠정실적보다 크게 저하된 점도 회계정보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오랫동안 제기된 유동성 위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전히 재무부담이 높은 이 항공사는 이번 회계정보의 신뢰도 저하로 자본시장 접근이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 2017년 말 단기차입금 잔액은 2조원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CJ대한통운 지분 매각, 금호사옥 매각, 항공기 선급금 반환 등으로 차입금을 전기 말 대비 약 9000억원 감축했다.
하지만 원리금 분할상환 부담이 발생하는 금융리스 차입금과 주요 노선의 현금흐름이 담보로 제공되는 유동화차입금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또 단기성차입금이 약 1조2000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유동화차입금에 대한 등급평가 기준이 잠재적인 부담요인이다.
한신평은 “유동성 위험 확대 수준과 동사의 유동성 대응 능력을 최우선 순위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재감사를 통해 확정되는 영업 및 재무실적의 기존 수치대비 변동폭과 그 원인을 파악해 이 항공사의 사업지위, 수익 및 이익창출력, 재무안정성 등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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