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2 16:15

한일항로/ 성수기 맞아 물동량 다시 상승세 전환

결산 밀어내기 화물 몰려…운임은 200弗선 유지


한일항로가 3월 들어 도약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첫 두 달 간 잇따른 연휴로 부진을 겪었던 선사들은 3월부터 수요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항로를 취항하는 국적선사들은 2019년 2기(3~4월) 선적상한선(실링)을 98%로 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보다 2%포인트 낮고 올해 1기(1~2월)에 비해 5%포인트 높은 수치다.

선사들은 실링 달성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월과 4월은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까닭이다. 특히 일본의 회계연도 마지막 달인 3월은 실적을 견인하려는 기업들의 ‘밀어내기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다. 올해도 2018년도(2018년 4월~2019년 3월) 결산을 위해 일본 현지 기업들이 막바지 수출 드라이브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출에선 회계연도 결산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3월 중순 현재 선사 간 선적예약률을 보면 편차가 크다”면서도 “3월과 4월은 화물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막판엔 대부분의 선사들이 실링을 달성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월엔 많은 선사들이 실링(93%) 달성에 실패했다. 1월 일본 신정과 2월 우리나라의 설연휴가 이어지면서 공장 가동이 크게 줄어든 까닭이다. 고려해운과 동진상선만이 목표했던 실링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신정과 설 연휴가 1월과 2월로 나눠지는 해엔 첫 두 달 실적이 크게 위축된다”며 “연말 항차에 실을 예정이던 화물을 신년으로 지연 운송한 선사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사들이 목표에 미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도 신정연휴와 설연휴가 올해와 같이 나뉘면서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2017년엔 신정과 설이 1월에 몰리면서 2월에 반등에 성공하며 많은 선사가 주어진 실링을 소화한 바 있다.

1월 물동량은 지난해에 비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달 실적이 6%대의 성장세를 보일 만큼 강세를 띤 터라 올해의 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월 한 달 간 한일항로를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2% 감소한 15만6047TEU를 기록했다.

이 중 수출입화물(로컬화물)은 4.3% 감소한 5만7221TEU에 머물렀다. 수출은 6% 감소한 3만3126TEU, 수입은 2% 감소한 2만4095TEU였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도 4% 감소한 2만1764TEU를 기록, 약세를 이어갔다. 피더화물의 하락세는 외국선사들의 잇따른 사선 진출이 원인이다. 반면 아시아지역을 연결하는 3국 간 환적화물은 2.1% 늘어난 7만7062TEU로 집계됐다. 1월만 놓고 보면 올해도 로컬화물과 피더화물 약세, 3국 간 환적화물 강세가 계속 이어지는 셈이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출화물의 약세가 표면화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임은 전 달과 비슷하다. 주요선사들이 해양수산부에 공표한 부산발 수출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선을 유지했다. 지난해 1월 170달러 안팎에서 200달러로 인상된 뒤 1년 이상 안정적인 흐름을 띠고 있다. ±10%의 오차를 허용하는 공표운임 특성상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운임은 180~220달러 정도로 파악된다. 수입항로 운임은 50달러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일부 외국선사에서 저가영업을 벌이고 있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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