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컨테이너 매매 전문기업 만그룹(Marn Group)이 우리나라 물류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자국에서 쌓아온 물류 역량을 한국시장에 그대로 녹여내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만그룹 맛사푸라 로만 CEO(최고경영자)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연내 서울사무소 구축과 한국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 등을 통해 극동아시아 물류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에 설립돼 올해로 출범 7돌을 맞은 만그룹은 주력인 컨테이너야드(CY) 운영, 컨테이너 박스 개조·수리 및 매매뿐만 아니라 국제물류, 육상 운송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러시아 물류기업이다. 전문성과 책임감, 고객 중심 등을 회사의 핵심가치로 내걸고 있는 만그룹은 짧지 않은 시간에 러시아에서 물류 경쟁력을 갖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만그룹의 러시아 물류거점은 블라디보스토크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노보시비르스크 하바롭스크 나홋카 유즈노-사할린스크 등 7곳에 달한다. 러시아 7곳의 CY에서 3만TEU 이상의 컨테이너 박스 보관이 가능하며, 매년 1만TEU 이상의 화물을 처리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로만 CEO는 지난해 가장 큰 성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블라디보스토크에 CY를 열었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만TEU 이상의 컨테이너 처리·보관이 가능한 데다 항만·철도는 물론 주요 도시와 자동차 물류거점 등을 연결하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향후 계획으로 모스크바와 노보시비르스크에 CY를 오픈하는 한편, 중국과 서울에 사무소를 둬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운송물류 분야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파트너들과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부산의 물류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간다.
로만은 “우리에게 한국은 진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시장”이라며 “이 곳에는 경쟁력 있는 좋은 파트너들이 상당히 많다”고 국내 시장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유럽과 아시아에서 중고 컨테이너 박스를 사들이고 있는 만그룹은 신조 컨테이너 박스 가격하락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1500달러였던 20피트 컨테이너(TEU) 신조 가격은 박스 부족현상으로 이듬해 약 2300~2400달러로 크게 올랐지만 지난해부터 생산량 급증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6년 2300달러에서 재작년 3500달러로 치솟았던 40피트 컨테이너(FEU) 역시 지난해 약 3300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띠고 있다.
만그룹은 신조가 이닌 중고 컨테이너 구매를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신조박스 공급이 많아지는 건 중고가 하락을 불러와 만그룹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로만은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시장에 진출해 사업영역을 더욱 넓혀 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많은 러시아기업들이 자국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한 뒤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만그룹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한국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최근 한국을 찾은 만그룹 즈미 데니스 CCO(사진 왼쪽), 네도세코프 안톤 아시아지역 세일즈매니저 |
서울사무소 2인 체제로 운영
최근 만그룹 관계자들은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와 시장분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들은 올해 안에 서울사무소를 설립하는 한편, 부산에 위치해 있는 컨테이너물류 기업들과 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서울사무소에 본사 직원 1명을 두고 추가로 1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본사가 서울에 있는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CY가 위치해 있는 부산에서 사들인 컨테이너 박스를 부산항을 통해 전 세계로 내보낸다는 구상이다. 네도세코프 안톤 매니저는 “모든 고객분들과 업계 및 정부관련 부서 종사자 분께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며 “만그룹 임직원들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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