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일부를 팔아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우디 아람코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Pre-IPO(상장 전 투자)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최대 19.9%까지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10조원으로 산정, 주당가치 3만6000원 수준에 인수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양사의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업계 최고의 고도화율(40.6%)과 업계 1위의 수익성 등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이번 투자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협력 MOU 체결 이후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신뢰관계를 쌓아온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목표로 한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의 영향으로 지연됐으나 이번 Pre-IPO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Pre-IPO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다소 시일이 필요한 만큼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불가피하게 연기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신사업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오일뱅크는 세계 1위 석유회사가 투자했다는 점만으로도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물론, 이번 계약을 통해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아람코사의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점도 의미 있다”고 말했다.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향후 석유화학, 유전개발, 윤활유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는 이번 협약뿐만 아니라 조선, 엔진 등 여러 사업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사우디 산업발전 계획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우디 최대 조선소 건립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엔진합작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특히 사업 진행을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 발전과 중동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아람코는 사우디 기간산업 확충과 대규모 고용창출 등의 효과를 얻음으로써 윈-윈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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