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의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장기간 지속된 조선업 불황을 버티지 못하고 끝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산업은행은 8일 한진중공업 자회사이자 필리핀 법인인 수빅조선소가 현지 올롱가포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수빅조선소는 인력감축, 원가절감 등 긴축경영 노력과 본사의 유동성 지원에도, 글로벌 해운조선업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며 회생절차 신청에 이르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회생신청과 관련해 추후 발생하는 이슈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2016년 1월부터 추진 중인 경영정상화 작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회사 측은 "현지 법원의 심사와 판결 등 진행상황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과 긴밀히 협조해 수빅조선소 회생신청에 따라 발생하는 리스크에 신속히 대응하고,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영도조선소와 주력 선종이 달라 수빅조선소의 영업이 중단돼도 본사 영업활동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빅조선소는 2016년 -3560억원, 2017년 -2462억원의 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액 역시 2016년 9799억원에서 2017년 8055억원으로 17.8% 감소했다. 자산은 2016년 2조3223억원에서 2017년 1조8406억원으로 줄었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가 경영이 악화되자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등 투자유치를 모색해 왔지만 매각 대상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법인에 281억4000만원의 운영자금을 단기대여하기도 했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의 수주잔량은 41만8000CGT(수정환산톤수)로 집계됐다. 1년 전 76만2000CGT와 비교해 30만CGT를 웃도는 수주잔량이 감소했다. 지난 2014년 175만7000CGT를 기록하며 세계 10위권 조선소로 도약했지만 수주절벽 여파로 일감이 크게 줄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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