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계 글로벌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세바로지스틱스가 지난달 26일 중국에서 유럽까지 횡단육상운송의 시범운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세바로지스틱스와 미국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세바가 시범운행에 투입한 트럭은 지난달 13일 중국-카자흐스탄 국경지대인 훠얼궈스(藿爾果斯)에서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까지 7000km에 이르는 거리를 단 13일 만에 주파했다.
트럭운송이 13일 만에 가능했던 건 ‘국제도로수송’(TIR) 협정 덕분이다. TIR 협정은 유엔유럽경제위원회의 후원으로 맺어진 단일 글로벌통관체계로, 국제육상운송노동조합(IRU)이 운영하고 있다. 중국횡단철도(TCR) 운송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각국의 통관문제가 한 번의 자료제출로 해결된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최대 손님인 중국은 지난 5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TIR가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전략 중 하나로 편입되면서, 육송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물류기업들이 TIR로 육상운송을 이용하면 각 국경에서 통관절차를 피할 수 있는 만큼, 유럽행 물동량이 2배 이상 늘어날 거로 전망했다.
세바는 항공운송과 비교해 도어투도어(문전연결) 운송료를 절반으로 낮출 수 있고, 철도운송보다 운송기간을 10일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서비스가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세바 관계자는 “시장은 새로운 걸 추구한다. (육송) 정기서비스의 출범을 기다리는 화주들이 많다. 내년에 정상적인 운영을 이끌기 위해 채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워딩업계 “철송보다 비효율적”
하지만 세바의 야심찬 도전을 두고 대부분의 포워더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통관 도로상황 규제 보안 기사교체 등의 문제가 복잡해 육상운송이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한 포워딩업체 관계자는 “아이패드를 가득 실은 트럭이 가는 도중 고장 났다고 생각해보라. 언젠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며 “화주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진짜 해결책이기보다 홍보수단에 가깝다고 본다”고 혹평했다.
이번 시범운행을 함께 한 물류기업 관계자도 “이번 여정의 출발점은 카자흐스탄 국경 근처인 서중국이다. 대부분의 화물 운송은 중중국이나 동중국에서 시작된다. 중국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소식이지만 중국(본토)에서 출발하면 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거다”고 말했다.
JOC는 “중국-유럽 노선에서 해운을 대체할 수단으로 대륙간 철송서비스가 급격한 성장세를 거두는 가운데, 육송이 철송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철송은 운송기간이 과거 12일에서 18일로 늘어났지만 해운이 30일 이상 소요되고, 항공운송보다 약 6배 저렴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수단이다”고 평가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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