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자국 해역에서 황산화물(SOx) 저감장치인 스크러버의 세정수 배출을 금지할 방침이다. 싱가포르해사항만청(MPA)의 앤드류 탄 장관은 11월30일 열린 해운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주요 선사들은 2020년 1월 발효되는 선박 황산화물 배출 규제 강화에 대응해 스크러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스크러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바닷물로 배기가스를 씻어낸 뒤 폐수를 배 밖으로 버리는 개방형(오픈루프)과 배 안의 순환수를 사용해 배기가스를 씻어낸 뒤 폐수를 배 안에 보관하고 있다가 육상에 버리는 폐쇄형(클로즈드루프), 개방형과 폐쇄형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이다.
개방형은 조작이 쉽고 가벼운 데다 크기도 작아 스크러버 설치를 결정한 선박의 절반 이상이 이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탄 장관은 개방형 스크러버를 단 선박이 싱가포르에 들어올 경우 유황성분 0.5% 이하의 규제 적합유 사용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이브리드형 선박은 폐쇄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개방형 스크러버를 단 선박은 싱가포르에서 연료유 보급과 하역을 할 때 유황성분 0.5%의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해역은 항로가 좁고 통항량도 많아 연료유를 전환하는 작업이 어려워질 거란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선박연료유 공급기지인 싱가포르가 스크러버 배수 규제를 발표하면서 지역 또는 국가별 환경 규제가 확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역규제가 늘어날수록 스크러버를 통한 환경 규제 대응 효과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선 자체 배출규제지역(ECA)를 설정하고 유황성분 0.1% 이하의 연료유 사용을 의무화했다. 황산화물을 0.5% 정화하는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은 해당 지역을 항해할 때 연료유를 MGO(선박용 경유)나 초저유황유로 전환해야 한다. 독일이나 벨기에는 스크러버 설치를 통한 환경규제 대응을 인정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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