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3 09:12

중남미항로/ 연말겨냥 막바지 화물 선적 박차

연내 납기화물 수요에 적취율 소폭 개선
최근 수개월 동안 끝없이 추락하던 중남미항로 운임이 11월에는 연말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막바지 수요에 힘입어 지난달 수준을 유지했다. 카톨릭계인 남미 국가 대다수가 크리스마스와 신년 휴가를 12월 셋째 주부터 1월 첫째 주까지 길게 보내기 때문이다.

연내 납기를 마쳐야 하는 국내 수출화주들은 하역·통관·운송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11월 중순부터 선적을 꺼리는 편이다. 이러한 여파로 약 40~50일이 소요되는 동안지역(브라질 아르헨티나)은 화주들의 예약이 늘어났다. 부산에서 출항하면 브라질 산투스까지 37~4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45~50일이 소요된다.

중국 상하이발 남미동안행 운임은 1200~14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9일 TEU(20피트 컨테이너)당 1243달러로 2일 1468달러 대비 200달러 이상 뒷걸음질 쳤다. 이 항로 운임은 8월 말 1700달러를 찍은 뒤 지난달에는 800달러선까지 급락했다. 특히 세 자릿수 운임은 2016년 5월에 기록한 925달러 이후 2년5개월만이다.

SSE는 “남미항로 수요가 계속해서 약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며 “물동량 부족이 주요 선사들의 운임을 더 끌어내리고 있어, 시장운임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분석했다. 한국발 운임도 중국과 비슷한 수준을 이루고 있다. 16일 현재 한국발 운임은 1100~12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당초 선사들은 11월 중순까지의 해상운임을 1400달러대로 끌어올렸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발 물량이 국경절 연휴 이후 크게 줄어들면서 선복에 여유가 있다 보니 운임인상은 바라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유가상승은 선박 운항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선사들은 EBS(긴급유류할증료) 청구로 비용증가분을 대응하고 있다. 부과금액은 TEU당 55~60달러다. 


주요 선사들의 화물적재율(소석률)은 80~9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선사는 적재율이 60~70%에 머물렀다. 특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외환부족이 심화되면서 국내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부품과 가전제품 수요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SSE에 따르면 중국발 평균 소석률은 90% 미만을 형성하고 있다. 

멕시코를 비롯한 주요 남미서안 지역은 지난달에 이어 계절성 밀어내기 수요가 확보되면서 높은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남미동안행 운송기간이 약 40~50일 소요되는 것과 달리 남미서안은 20~30일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16일 기준 한국발 남미서안행 운임은 1700~1900달러를 형성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지난달과 비교하면 운임이 소폭 하락했지만 수요가 뒷받침을 해주면서 높은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름 간격으로 진행되는 운임인상은 12월에도 계획돼 있다. EBS는 동안노선과 동일하게 부과되고 있다. 연내 납기를 지키려는 화물이 몰리면서 월말까지 선복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11월에도 선적예약율이 100%를 넘어섰다. 일부 화물은 다음 달로 선적을 롤오버(이월) 시켰다”면서도 “12월에는 연말 물량 밀어내기를 제외하면 수요가 주춤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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