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의 운임 상승세가 도무지 꺾이질 않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밀어내기 물량 증가와 11월 말부터 진행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한 수요 덕에 강세 시황이 지속되고 있다.
안정적인 시황에 힘입어 중국발 서안행 운임은 5년 만에 2500달러를 돌파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10월12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50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2332달러에서 운임이 150달러 이상 올랐다. 서안행 운임이 2500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 201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3304달러를 기록, 전달 3518달러와 비교해 200달러 이상 하락했지만 지난해 10월 1900달러대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2분기 들어 지속됐던 동안 운임 상승세가 4분기 들어 주춤하고 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고 입을 모았다.
선사들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도 100%를 기록했다. 선복 부족으로 선적이월(롤오버)된 화물이 10월에도 상당하다. 중국 국경절 이후 쏟아지고 있는 물량으로 우리나라에 배정된 선복은 줄었다.
가뜩이나 선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주들은 블랙프라이데이까지 겹친 탓에 배편 수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물을 잘라내기 바쁘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선사들은 2분기부터 시작된 롤오버 현상이 짧게는 1개월, 길게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화주들이 블랙프라이데이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선복을 잡느라 난리”라며 “국경절에 싣지 못했던 물량까지 몰리며 화주들이 웃돈을 얹어가면서까지 화물을 싣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여전히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달 미국은 중국 상품에 2000달러 상당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중국에 수입되는 모든 물품의 절반이 과세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사 관계자는 “그동안 대미 수출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했던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로 4분기 북미항로의 불투명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이달 중순에 이어 다음달에도 운임회복에 팔을 걷어붙인다는 계획이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도 블랙프라이데이 특수에 강세 시황이 당분간 지속될 거란 이유에서다. 선사들은 10월15일부로 서안은 품목무차별운임(FAK)을 도입을 통해 서안은 FEU당 2500달러, 동안은 3200달러 수준까지 운임을 끌어올린 예정이며, 다음달에도 운임회복을 이어갈 방침이다.
9월 북미수출항로 물동량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미국 민간 통계 서비스의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9월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6.5% 증가한 145만TEU를 기록했다. 1위 중국이 증가세를 보였고 한국 베트남 인도도 큰 폭의 물동량 상승세를 거뒀다. 중국은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한 92만1194TEU를 기록, 시장점유율 63.5%를 차지했다.
2위 한국은 21.9% 증가한 15만5806TEU, 3위 베트남은 23.9% 증가한 7만2779TEU였다. 북미 수출항로 1~9월 누계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225만TEU로 집계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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