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금요일에 부산항에 들어오는 선박들이 많아서 가장 바빠요. 오늘 처리될 수출 물량만 20피트컨테이너로 60개에요.”
월드코 이향우 이사는 지난 12일 기자와 경상남도 양산 내륙컨테이너기지(ICD)로 가면서 이같이 말했다. 종합물류기업 유엘에스는 양산ICD에 자사 물류 창고인 월드코를 운영하고 있다. 양산ICD는 부산북항과 신항의 중간 지역에 위치했으며 물금IC, 대구-부산 고속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부산권 주요 화물 운송 거점지 중 하나로, 단지 내에는 CJ대한통운 한진 동방 케이씨티시 세방 등 주요 물류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이 이사는 “부산신항 물류단지가 들어선 이후로 이곳을 오가는 화물이 줄어든 느낌”이라면서도 “양산 물류단지는 부산항과 거리가 있는 대신 대구와 바로 연결되는 등 교통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엘에스는 지난 2008년부터 이곳 양산 물류창고를 사용했다. 당시에는 ICD 주주사인 천경의 창고를 임대하는 형식이었다. 처리 물량이 늘어나자 지난 2015년 자사 소유의 ‘양산 월드코 물류창고’를 정식 개장했다.
창고 활용률 90%…중남미 환적 화물 강세
이 이사의 안내로 들어선 물류센터 현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리치스태커가 컨테이너를 들어올리고, 포크리프트들이 야드에 놓인 화물을 컨테이너 안팎으로 실어 나르고 있었다. 대형 육송 트럭들은 연이어 야드 안으로 드나들었다. 붉은불개미가 있는지 조사하는 현장 검역관들도 눈에 띄었다. 최근 경기 안산 등 내륙 물류창고에서도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이후 검역이 강화됐다고 이 이사는 설명했다.
▲ 창고 내부 |
곳곳에 쌓인 화물들 사이에서는 검수 담당 직원들의 작업이 한창이었다. 직원들은 각 화물의 포장 겉면에 수출입 지역을 크게 적으며 화물 오배송이 없도록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이 이사는 “물류센터들 중에는 검수 업무를 외부 대행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월드코는 자체 인력으로 모든 검수 업무를 처리한다”고 밝혔다. 외주를 최소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본사인 유엘에스에서는 화물 유치와 해상 운송 제반 업무를 담당하고, 월드코에서는 화물 적출·입 작업과 통관, 재고 관리, 포장·라벨링 등을 담당해 ‘원스톱 물류망’을 실현하고 있는 게 저희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물류센터는 외부 컨테이너 야드 1만6500㎡(약 5000평), 창고 4600㎡(약 1400평)로 구성돼 있다. 창고 활용률은 80~90%에 달한다. 주요 장비로 45t 리치스태커 1대와 3~4.5t 포크리프트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창고 내부는 LCL·FCL 화물 보관 창고가 별도로 나뉘어 있다.
이곳에서는 아시아, 미주, 유럽 등지를 오가는 직물, 의류, 잡화, 기계부품, 합성수지 등 각종 화물이 월 평균 3만3000CBM(㎥) 정도 처리된다. 최근에는 중남미와 일본을 잇는 환적 화물이 강세라고 이 이사는 소개했다. “유엘에스와 일본의 파트너 체계가 잘 잡혀 있어 중남미 지역 환적 물량이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 CY 화물 하역 현장 |
“안전성·정확성 가장 중요…유엘에스 물류망 뒷받침할 것”
▲ (좌측 부터) 월드코 이향우 이사, 수출검수팀 박현근 팀장, 수입검수팀 이충섭 계장 |
이 이사는 창고를 안내하는 동안에도 무전기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작업 상황을 관리했다. 그는 창고의 총괄 운영을 맡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현장에서 직원들과 ‘형, 동생’이라 부르며 스스럼 없이 지낸다고 한다.
물류업계에서 24년간 몸담아왔다는 이 이사는 유엘에스에서만 10년을 보냈다. 양산 창고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현장 관리 업무를 맡았다. 초창기 현장 직원은 이 이사를 포함해 4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수출입 검수팀과 장비팀 등 2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와 더불어 컨테이너 화물의 원활한 적출·입을 위해 상용근로자 10여명도 추가로 고용하고 있다.
그는 월드코의 저력으로 젊은 직원들의 신속함과 숙련 직원들의 노련함을 꼽았다. “저희 직원들은 다른 물류창고보다 20~30대 연령 비중이 높아요. 인력을 충원할 당시 신입사원만 선발해 처음부터 하나씩 업무를 가르치며 합을 맞춰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작업 속도가 빠르고 활기찹니다. 현장 특성상 주 6일 근무가 불가피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고, 각종 장비와 차량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싸워야 해서 힘든데도 성실히 일해주는 직원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낍니다. 또 상용직 직원들은 대부분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입니다. 소규모 화물을 컨테이너 내부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적재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경험’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들의 역할이 큽니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해왔기 때문에 정규 직원과 다름없이 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창고를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규칙으로 ‘안전 사고와 물량 실수 제로’를 꼽았다. “안전한 작업은 가장 기본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매일 직원들에게 강조해도 부족하죠. 또 화물 처리 실수 하나가 유엘에스의 물류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오차 없는 작업을 위해 언제나 노력하고 있습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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