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3 09:28

“격변기 지나는 한국해운의 길을 묻는다”

인터뷰/ 한국선주협회 조봉기 상무
번역서 ‘정기선 해운산업의 미래’ 펴내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한국해운은 풍전등화의 가시밭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일한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은 계속해서 막대한 손실을 내고 있고 근해선사들은 주력항로인 동남아지역의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에 몸살을 앓는 모습이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 정기선 해운이 가야할 길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선주협회 조봉기 상무가 최근 펴낸 ‘생존을 넘어 번영으로-정기선 해운산업의 미래’란 제목의 번역서에서 어려움에 빠진 정기선업계에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신간은 라스옌센이 지난해 6월 덴마크에서 출간한 「Liner Shipping 2025: How to survive and thrive」를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는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에서 10년간 일하다 퇴직한 뒤 지금은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컨설팅을 이끌고 있는 해운전문가다. 조 상무는 기자와 만나 우리나라 컨테이너선사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들이 많았다고 책을 발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온라인 서점에서 해운 관련 신간 서적이 있나 살피다가 이 책을 알게 됐다. 봤더니 지은이가 라스옌센이더라. 직접 만나보진 않았지만 유명해서 전부터 알던 사람이다.

관심이 가서 책을 구입해 읽어보니 격변기에 있는 우리 정기선사의 CEO(최고경영자)나 터미널 포워더 등 관련업계에서 참고할 만한 시사점이 많더라. 책을 제대로 번역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책(원서)을 산지 1년 만에 한국어판을 내게 됐다.”

컨 산업 ‘질적성장’의 시대 진입

조 상무는 책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정기선 해운산업이 완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10년 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아니더라도 해운산업은 성장 둔화에 빠졌을 거란 진단이다.

“컨테이너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1956년부터 60여년밖에 안 됐다. 짧은 시간 동안 이 산업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세 배 이상 웃돌며 크게 성장했다. 그러다 2008년 이후부터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모든 산업은 도입기 초고속성장기 성숙기 3단계를 거치는데 컨테이너산업도 그런 궤적에 따라 성장해온 셈이다. 질적인 변화가 없인 더 이상 지탱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조 상무는 시장 환경의 변화에도 많은 선사들은 예전의 향수에 젖어 과거의 영광이 재연되기만 기대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책 내용을 빌어 향후 해운산업이 어떻게 전개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우리 선사는 데이터에서 시장의 변화를 읽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급은 예상 가능하지만 수요 측면에선 변수가 들쭉날쭉하다. 4차산업혁명도 하나의 큰 변수다. 제일 큰 변수는 인구변화다. 인구가 어떻게 변화하느냐 어디에 포진하고 연령대가 어떻게 되느냐가 소비가 어떻게 이뤄지고 어디에서 이뤄지는지를 결정하고 해운수요의 향방을 가르게 된다.”

또 세계 정기선서비스가 보편화되는 과정 속에서 차별화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전했다. 차별화 전략의 하나가 돌발 상황 대처능력과 의사결정의 신속성이다.

“컨테이너선서비스도 최근 상품화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다. 상품화란 건 대체 가능한 걸 의미한다. 머스크의 서비스가 다른 걸로 바뀔 수 있는 거지. 이럴 때일수록 선사들은 오히려 차별화로 힘을 키워야 한다. 그 하나로 예외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처리능력을 들 수 있다.

화주에게 좋은 점수를 따기 위해선 현지직원들이 임기응변을 잘할 수 있도록 고도로 훈련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의사결정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 서비스센터를 지역 항구별로 나눠서 현지에서 판단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쪽으로 경영환경을 바꿔 나가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해운계 ‘노쇼’ 사라진다

이 책은 선사와 화주의 관계도 지금과는 다른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본다. 과거 수십년간 만연했던 예약부도, 이를테면 ‘노쇼’가 해운업계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과거 10년 20년 사이엔 예약부도, 노쇼가 당연하게 여겨졌다. 식당에 예약해놓고 알리지도 않고 안 가기 일쑤였다. 이젠 바뀌고 있지 않나. 노쇼를 예방하기 위해 선금을 뗀다. 노쇼를 없애는 건 온라인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핵심 포인트다. 

컨테이너선사업에서도 노쇼를 막기 위해 10년 안에 예약금을 받는 시대가 도래한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노쇼 방지는 다른 선사보다 차등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연장선상에서 가격정책의 변화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운과 같은 서비스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순간이 지나면 가치가 0이 된다는 점이다. 배는 운항하면 상품이 끝난다. 재고를 쌓아둘 수 없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항공기나 호텔 극장 야구장 등은 수학적인 툴을 사용해서 가격정책을 발전시켜왔다. 비근한 예로 극장의 조조할인을 들 수 있다.

해운도 마찬가지다. 수익관리를 적극 개발하고 연구해야 한다. 예약금을 걸었을 때 운임을 다양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수익관리를 본격적으로 적용한 선사가 안한 선사보다 수익률이 많게는 5% 이상 늘어났다는 객관적인 자료도 있다.”

조 상무는 이 같은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선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번역을 하면서 이런 환경에 적합한 선사가 있다면 몇 년 전 이세돌과 대국했던 알파고 같은 존재일 거란 생각을 했다. 화물을 집화하고 싣고 나를 때 알파고가 반상에 수를 놓듯 최적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이 책을 보면서 우리가 그동안 양적인 변화에 너무 목매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적인 변화가 종국엔 질적인 변화를 유발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시장이 질적인 변화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도 서비스의 질을 생각해야 하는 때가 됐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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