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6 15:03

여수·광양 예선업계 ‘불법 브로커·일감 몰아주기’ 논란 일파만파

포츠다이렉트, ‘무등록 업체’ 논란 지속
GS칼텍스, ‘일감 몰아주기’ 및 특정 업체 유착관계 의심



여수·광양 지역 예선사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논란을 일으킨 외국적 기업 ‘포츠다이렉트’와 GS칼텍스-특정 예선사 유착관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지난 16일 여수·광양항 예선노조 연합회와 여수·광양권 해양협회 소속 일부 예선사 종사자들 150여명은 ‘여수·광양항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여수해양경찰서, GS칼텍스 여수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두바이에 본사를 둔 예선사 중개업체 ‘포츠다이렉트’가 지역에서 불법 영업 행위를 하고 있으며, GS칼텍스는 특정 예선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츠다이렉트, ‘단순 중개업체’ vs ‘불법 브로커’

비대위는 “포츠다이렉트라는 외국계 브로커 회사가 우리나라 해운법을 무시하고 해운대리점 등록 없이 예선배정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며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 불법 행위가 오래 지속되고 있음에도 여수지방해양수산청 등 관리기관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성토했다.

비대위는 포츠다이렉트가 해운대리점으로 등록되지 않았음에도 무단으로 예선 배정 업무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수·광양항의 예선 배정은 일반적으로 선주의 업무를 위탁받은 해운대리점에서 맡고 있다. 선주(선사)에서 예선사를 지정하는 ‘자유계약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해운대리점은 선주의 입출항 업무를 대신해주는 업체로, 해운법상 정부에 공식 등록해야 한다. 포츠다이렉트가 지금처럼 영업을 지속할 거라면 해운대리점 등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반면 해양수산부는 포츠다이렉트가 해운대리점으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온라인을 통해 선주 측에 예선업체를 소개해주는 일종의 중개업체’라는 이유에서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운대리점과 달리 인터넷으로 예선업체를 소개만 해주기 때문에 (해운대리점으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 2015년부터 노조 측이 꾸준히 질의해왔고, 그때 이미 답변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해수부의 의견에 비대위는 포츠다이렉트가 광운선박과 단독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사실상 예선배당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지역 예선 업체는 총 13개가 있으나, 포츠다이렉트는 광운선박이라는 한 예선업체와만 단독계약을 맺은 상태다. 또 두 기업이 체결한 ‘예선용역공급에 관한 계약조건합의서’에는 요율, 비용지급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적혀 있어 실상 해운대리점에서 하는 업무와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다.

 



 

해양경찰청, GS칼텍스-남해선박 관계 수사 중

GS칼텍스가 특정 예선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대위는 지역 예선사인 남해선박이 GS칼텍스와 특수 관계 아래 일감을 독점하고 있어 선박 입·출항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자사 원유부두에 진입하는 선박에 남해선박의 예인선을 의무배정하고 있다.

제도 상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류 발전용석탄의 화주나 특수관계인은 예선업 등록을 할 수 없는데 GS칼텍스가 이 예선사에만 일감을 맡기면서 사실상 화주가 예선업을 한 것이란 주장이다. 또한, 현재 남해선박 매출의 100%는 GS칼텍스 선박에서 나오고 있으며 GS칼텍스원유부두에는 남해선박의 예선 계류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GS칼텍스에서 퇴직한 사람이 남해선박 대표로 오는 걸로 안다”며 “GS칼텍스가 남해선박의 실질적 소유주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GS칼텍스와 포츠다이렉트 간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GS칼텍스 부두에 들어오는 선박의 예선 작업에는 늘 남해선박과 광운선박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포츠다이렉트사가 해운대리점들에게 GS칼덱스 원유부두에 들어온 포츠다이렉트 계약 선박에 광운선박과 남해선박의 예인선만 배정하라는 메일을 보내고 있다”며 GS칼텍스에 포츠다이렉트와의 관계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한 예선사 관계자는 “GS칼텍스 측 선박의 모든 예선 작업을 이 업체들이 맡는 데다가 이들은 타사보다 더 높은 요율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GS칼텍스와 남해선박 간의 관계는 해양경찰청에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수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지방청이 아니라 본청에서 내려와 직접 특별수사팀을 꾸렸다”며 “수사가 완료되면 공식적으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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