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2 14:09

'현대 10위 SM 20위' 국적선사 컨선 순위 일제히 올랐다

현대상선 ‘톱 10’ 진입 1997년 이후 21년만


우리나라 컨테이너 선사들의 선복량 순위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경쟁선사들의 공격적인 선대 확보로 10위권 밖에 머물렀던 현대상선은 최근 세계 컨테이너 선사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했다. 현대상선의 10위권 진입은 1997년 이후 21년 만이다. 현대상선에 이어 SM상선과 고려해운도 연초 대비 선복량이 늘어나며 순위가 상승했다.

현대상선 세계 8위 도약 전망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와 컨테이너선 건조 의향서를 체결하며 선대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세계 10위권 컨테이너 선사로 발돋움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1월 34만7100TEU를 기록하며 13위에 랭크됐던 현대상선은 6월20일 현재 보유 선복량(용선 포함) 41만3800TEU(점유율 1.9%)를 기록, 연초 대비 순위가 세 계단 상승했다. 일본 ONE(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출범과 싱가포르 해운사 PIL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게 순위 상승의 비결이다.

현대상선은 1997년 1월 10만900TEU(28척)의 선복량을 기록하며 10위에 자리한 바 있다. 당시 세계 1위는 머스크라인으로 현대상선보다 2배 많은 22만4700TEU(105척)의 선복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해운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한진해운은 당시 50척 12만5600TEU로 세계 7위를 차지했다.

이번 ‘톱 10’ 진입과 관련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에 10위권 내에 진입한 적은 있었으나 2000년대에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선사는 현재 자사선 14척(12만9400TEU)과 용선 59척(28만4400TEU)을 포함해 총 73척의 선대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 현대상선은 국내 대형조선사에 신조선 발주를 진행해 추가적인 순위 상승도 기대된다. 이 선사의 현재 발주잔량은 38만8000TEU(20척). 에버그린(45만6700TEU 41척)에 이어 전 세계 해운사 중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받는다. 현대상선은 2만3000TEU급 12척을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각각 7척 5척, 1만4000TEU급 8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선대의 93.8%에 달하는 규모다.

발주잔량과 현재 선대 규모를 합치면 총 80만TEU가 넘는 선복량을 기록, OOCL과 양밍해운을 제치고 세계 8위로 올라설 수 있다. 다만 현재 9위에 자리하고 있는 양밍해운의 발주잔량 또한 20만TEU를 웃돌고 있어 향후 순위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근해항로에서 높은 물동량 점유율을 기록 중인 고려해운도 선복이 늘어나며 순위가 상승했다. 올해 1월 17위에 랭크했던 고려해운의 최근 보유 선대는 14만3300TEU로 늘어나며 14위로 순위가 세 계단 상승했다. 발주잔량은 1만800TEU(6척) 규모로 전체 선대 규모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13위인 완하이라인과 격차가 큰 까닭에 순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SM상선도 ‘톱 20’에 진입하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연초 26위(5만4300TEU)에 머물렀던 SM상선은 올해 6월 8만3200TEU의 선복량을 기록, 순위가 여섯 계단이나 상승했다. SM상선 측은 “최근 북미 서안 PNS 서비스에 투입된 4500TEU급 컨테이너선들이 알파라이너에 집계되며 선복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미주 동안 노선 운영을 염두한 선박까지 포함하면 총 13만TEU에 달하는 선복량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SM상선 측은 전했다.

 


세계 20대 해운사 선복량 연초 대비 5.2%↑

선대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 현대상선이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보인다. 현재 100만TEU 이상의 선대를 꾸리고 있는 글로벌 해운사는 7곳에 달한다. 세계 1위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라인은 412만3500TEU의 선복량을 기록,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국 1위 선사인 현대상선과 비교하면 10배에 가까운 규모다. 발주잔량도 10만TEU를 웃돌고 있어 이 해운사의 선복량 확대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MSC CMA-CGM 코스코의 선복량도 200만~300만TEU로 국적선사를 압도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선사들마다 발주잔량이 20만~30만TEU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시장잠식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빅4의 뒤를 쫒고 있는 하파크로이트 ONE은 발주잔량이 많지 않지만 10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20대 컨테이너 선사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1~5위 선사들의 컨테이너 선복량을 모두 합치면 1300만TEU를 웃돈다. 이는 세계 20대 해운사 전체 선대의 68.3%에 달하는 규모다. 상위권 컨테이너 선사들의 해운시장 장악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20대 컨테이너 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용선 포함)은 1997만7600TEU(점유율 89.6%)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1898만7100TEU(점유율 88.2%)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700만TEU에 머물던 상위 20대 컨테이너 선사들의 선복량은 1년 새 200만TEU 이상 늘어났으며, 어느새 2000만TEU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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