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몰락 이후 한국해운을 재건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컨테이너선 사업부문을 통합하기로 전격 합의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두 선사가 내년 말 통합을 매듭지으면 컨테이너 선복량 10만TEU 돌파는 물론 세계 20위권 진입이 유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상선과 고려해운에 이어 선복량이 가장 많은 국적선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전 세계 해운사들의 선복량 순위는 ONE 출범으로 NYK MOL K라인이 빠지며 엎치락뒤치락했다. 에버그린 OOCL 양밍의 순위는 연초 대비 한 계단 하락한 반면, PIL 짐라인 등은 순위 상승을 보였다. 이란 이리슬그룹과 터키 아카스라인은 20위권대 진입에 성공했으며, 현대상선 SM상선 장금상선 등 국적선사들의 순위 상승도 이뤄졌다.
장금·흥아 10만TEU 해운사로 거듭나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장금상선의 4월2일 현재 보유 선복량은(용선 포함)은 5만5990TEU(점유율 0.3%)를 기록, 세계 23위에 자리했다.
연초 4만8433TEU를 기록하며 30위에 랭크됐던 이 선사의 순위는 일곱 계단이나 올랐다. 약 8000TEU의 선복량 증가와 NYK MOL K라인이 빠진 틈을 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 선사는 현재 자사선 22척(2만7619TEU)과 용선 23척(2만8371TEU)을 포함해 총 45척의 선대를 거느리고 있다.
흥아해운은 4만4584TEU(0.2%)의 선복량을 기록, 연초와 비교해 순위 변동이 없었다. 흥아해운은 자사선 16척(1만3460TEU)과 용선 20척(3만1124TEU)을 포함해 총 36척의 선대를 꾸리고 있다.
두 선사가 통합하면 선복량 10만TEU를 웃돌며 20위권 진입이 가능해진다. 선복량 10만TEU대를 기록하고 있는 SITC(18위·10만4071TEU)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또다른 국적선사인 고려해운은 세계 17위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12만8585TEU를 기록한 이 선사는 최근 12만2573TEU로 선복량이 소폭 하락했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국적 1위 해운사인 현대상선은 선복량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상선의 보유 선대는 34만7136TEU로 1년 새 10만TEU 이상 뒷걸음질 쳤다. 올해 4월엔 33만5497TEU(1.5%)를 기록, 연초 대비 1만TEU 이상 뒷걸음질 쳤다. 선복량 하락에도 ONE 출범으로 이 선사의 순위는 한 계단 상승했다.
SM상선 역시 선복량이 5만3542TEU로 소폭 후퇴했지만 순위는 한 계단 상승한 25위로 나타났다.
선사들 발주잔량 아직도 상당해
일본 3대 해운사가 뭉친 ONE은 출범 첫 달 세계 6위를 꿰찼다. ONE의 선복량은 149만4135TEU(232척)로 6.8%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발주잔량도 12만5766TEU(9척)로 향후 선박 인도가 가시화되면 5위 해운사인 하파크로이트(157만7236TEU)를 뛰어넘게 된다. 현재 하파크로이트는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이 단 한 척도 없어 향후 순위 하락이 불가피하다.
세계 1위 해운사의 머스크라인의 선복량은 414만7949TEU로 연초 대비 약 3만TEU 감소했다. 2~4위 해운사 MSC CMA-CGM 코스코의 선복량은 큰 변동이 없었으며 순위도 제자리를 지켰다.
에버그린 OOCL 양밍은 선복량 증가에도 ONE 출범으로 순위 하락이 불가피했다. 특히 양밍은 연초 59만5796TEU에서 64만5058TEU로 선복량을 늘렸음에도 9위로 떨어졌다. 에버그린은 108만6335TEU의 선복량을 기록, 점유율 5%대를 찍었지만 순위는 한 계단 하락했다.
하파크로이트를 제외한 1~7위 해운사들의 발주잔량은 아직도 상당해 선복과잉이 우려되는 상태다. 선사들별로 약 10만TEU 이상의 선박 인도를 앞두고 있다. 7위 해운사 에버그린은 48만2330TEU(45척)로 전 세계 해운사 중 가장 많은 발주잔량을 기록 중이다. 이어 코스코 44만3799TEU(25척) MSC 33만2052TEU(18척) CMA-CGM 27만7552TEU(20척) 머스크 14만6782TEU(15척)가 뒤를 잇고 있다.
연초 1800만TEU대를 기록했던 전 세계 20대 컨테이너 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용선 포함)은 1900만TEU를 돌파했다. 3달 사이에 50만TEU에 가까운 선복량이 늘어난 셈이다. 전 세계 20대 컨테이너 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은 1942만9392TEU(점유율 88.6%)로 집계됐다. 조만간 2000만TEU 돌파와 더불어 점유율도 9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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