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0 19:29

SM상선, 中 코스코와 한진해운시절 협력관계 이어간다

상하이 코스코 본사서 양사 최고경영자 회동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을 인수한 SM상선이 중국 코스코와 협력한다. 과거 한진해운과 코스코 간 사업제휴 체제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M상선은 김칠봉 사장이 중국 코스코 최고경영자와 만나 글로벌 해운시장의 얼라이언스 체제와 시황 등을 고려해 협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중국 상하이 코스코 본사를 방문해 코스코쉬핑라인 왕하이민(王海民) 사장과 코스코그룹 황샤오원(黃小文) 해운담당 부사장을 잇달아 만나서 이 같은 합의를 끌어냈다.

두 회사는 1단계로 아주항로에서 공동운항 등의 협력체제를 추진한 뒤 중장기적으로 미주를 포함한 원양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주항로는 협력의 결과물이 곧바로 반영될 수 있는 데다 두 선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거대 시장이란 판단이다. SM상선은 이 항로에서 올 한 해 40만TEU 정도를 수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코는 연간 570만TEU를 아주항로에서 처리하고 있다.

SM상선 측은 선박을 직접 투입하지 않고 선복을 구매해 운영하고 있는 인도 노선에서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코그룹 황 부사장은 “선복 규모 면에서 두 회사의 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 자체가 협력관계를 규정짓는 중요한 잣대는 아니다”며 “코스코가 현재 원양노선에서 얼라이언스 파트너는 아니지만 (싱가포르) PIL과 (대만) 완하이 등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SM상선과도 협력이 필요한 부분엔 적극적으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코스코는 지난 2016년 중국정부의 '원 차이나' 해운전략에 따라 차이나쉬핑과 합병한 데 이어 지난해 홍콩 OOCL까지 인수하면서 세계 3위의 선복량을 가진 거대 선사로 도약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코스코와 OOCL의 통합 선복량은 260만TEU로, 개별 선사 기준 세계 3위인 프랑스 CMA CGM을 10만TEU 가량 앞선다.

코스코는 과거 한진해운과 CKYHE얼라이언스에 소속돼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얼라이언스 재편 이후엔 프랑스 CMA CGM, 대만 에버그린과 오션얼라이언스를 결성해 원양항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이번 양사 합의는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우오현 회장의 진두지휘로 코스코와 협력관계 구축에 공을 들인 결과물”이라며 “포괄적인 협력의 초석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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