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0 21:39

“한 터미널처럼 부산신항 운영하는 방안 찾겠다”

인터뷰/ 부산항만공사 우예종 사장
터미널간 협력 안돼 연 200억 물류비 발생
올해 물동량 목표 5% 늘어난 2150만TEU


 
 
“(부산) 신항은 작년에 체선이 160척이었다. 체선이 왜 생기는지를 분석해서 정부 부산시와 같이 풀지 않으면 허울만 좋은 부산항이 될 수 있다.”
 
부산항만공사(BPA) 우예종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점차 부각되고 있는 부산신항의 체선 문제와 물류비 상승을 얘기하면서 터미널 통합 운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신항 체선은 2015년 100척 2016년 120척 지난해 160척 등 매년 증가 추세다. BPA는 2-4단계가 2020년 출범하기 전까지 계속 늘어날 걸로 보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5곳의 신항 터미널이 연근해를 오가는 소형선박을 기피하고 대형선 위주로 정박시키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근해선박들이 선석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면서 대형선박까지 함께 정체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빈 부두가 있어도 꽉 차 있는 계약부두에서 화물을 하역하려고 한다. 빈 터미널에서 처리하면 컨테이너를 다시 이송을 해야하는 데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터미널 간 화물을 이동(ITT)하는 데 드는 물류비가 연간 200억원을 넘는다. 선박들이 계약부두에서 계속 기다리거나 부두 밖에서부터 천천히 들어오는 식으로 스케줄을 맞추려고 해 체선이 발생하고 있다.”
 
2-5·2-6단계 경쟁력 높여 다른 부두 협력 끌어내
 

BPA는 ITT 비용을 줄이고 체선을 개선하기 위해 신항 터미널을 하나의 부두처럼 운영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서컨테이너부두에 들어설 2-5단계와 2-6단계 터미널 피더부두가 부두 통합운영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현재 건설 중인 2-5단계와 연내 착공 예정인 2-6단계 부두는 수심 20m, 야드 폭 600m로 다른 부두에 비해 경쟁력이 매우 높다. BPA는 야드를 800m까지 늘리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 압도적인 하드웨어의 부두를 조성해 다른 터미널과 협조 체제를 만들겠다는 게 우 사장의 생각이다.
 
2-5단계 3선석은 2022년, 2-6단계 2단계는 2024년에 각각 개장한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이 민자로 짓고 있는 2-4단계가 2021년에 문을 연다. 정부에서 당초 계획한 신항 터미널 30선석이 모두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2-6단계까지 완공되면) 최종적으로 7개 터미널 운영사가 생긴다. 200억원을 훨씬 웃도는 물류비가 터미널 내에서 발생하게 되는 거지. 2-5단계 2-6단계 5선석과 (2-5단계와 이웃한) 피더부두 2선석 등 7선석을 활용해 부산신항이 실질적으로 7개 터미널이지만 하나의 터미널처럼 운영해 나가려고 한다. 정부와 직접 계약한 민자부두의 경우 공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한진해운 사태 땐 하역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수단을 빨리 강구해야 한다.”
 
연장선상에서 다목적부두를 한국해운연합(KSP)과 협상해 컨테이너부두로 기능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목적부두를 근해선박들이 활용토록 함으로써 체선을 완화하고 신항의 환적기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2월9일 현재 시험운항선박 2차선이 다목적부두에 입항해 하역을 마쳤다.
 
우 사장은 물동량 목표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BPA는 올해 목표를 컨테이너 2150만TEU로 정했다. 지난해의 2047만TEU에서 5% 가량 늘어난 숫자다. 수출입화물은 2.2% 증가한 1040만7000TEU로 잡았다. 수입은 2.7% 늘어난 517만8000TEU, 수출은 1.8% 늘어난 522만9000TEU다. 올해 예상치가 그대로 반영됐다.

반면 환적화물은 전망치보다 훨씬 많은 물동량을 목표로 정했다. 8.6% 늘어난 1109만3000TEU다. 올해 전망치로 제시된 1033만2000TEU보다 76만TEU 많다. 터미널과 선사들은 6.5% 늘어난 1088TEU, 3% 늘어난 1061만TEU를 각각 예상했다.
 
BPA는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4월 본격 출범하는 일본 통합선사인 ONE을 중심으로 얼라이언스별 맞춤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베트남 태국 이란을 비롯해 중국 동북2성(헤이룽장성 지린성)의 환적화물 유치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북항 통합 연내 마무리
 
우 사장은 북항재개발 계획도 전했다. 부산항 대교 바깥쪽에 위치한 신선대 감만 신감만 부두를 연내 단일 운영사로 통합해 자생력을 회복하고 연근해선사 중심 항만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2019년 6월 계약 만료 예정인 자성대부두의 폐쇄시기는 물동량 예측을 통해 탄력적으로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북항 통합사 지분을 작년 초 구입하려고 했는데 기재부의 여러 논리에 가로막혀 아직 불입이 안 돼서 북항 안정화에 지장이 발생하고 있다. 통합이 마무리 되면 동남아항로 개설 등으로 700만TEU 이상을 처리하는 항만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700만TEU는 세계 22위 규모다.”
 
운영사 통합으로 발생된 유휴부두와 민간장치장은 재개발사업과 연계해 슬럼화된 지역에 활력을 부여하는 공간으로 재창조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우암과 7부두를 주민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그랜드디자인을 올해 하반기에 완성할 예정이다.

현재 해양산업클러스터법 시행으로 정부에서 우암부두를 해양플랜트산업단지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 유발업종 유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해양관광산업 육성 전략도 소개했다. BPA는 부산 전역을 연결하는 5대 테마별 연안해양관광노선을 개발하고 영도 국제크루즈부두에 국제카페리노선을 유치할 계획이다.

“연안해양관광이 BPA의 업무란 생각은 확고하다. 올해 상반기 시설 개선이 마치는 옛 연안여객부두를 연안유람선의 모항기지로 삼아 송도 태종대 해운대 광안리 낙동강하구를 잇는 5대 테마별 관광노선을 선정해 연안유람선이 운항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또 영도 국제크루즈부두가 안벽공사를 마치고 올해 9월 개장하면 부산-제주 부산-상하이 등 연안크루즈와 국제카페리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 사장은 끝으로 신항 배후부지에 전자상거래나 콜드체인 등의 유통기업을 유치해 화물을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의 1층 창고형이 아닌 빌딩형 물류창고를 지어서 임대사업자를 다수 모집하는 방식으로 물류부지의 효율성과 부가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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