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1 09:07

“韓-남미 메르코수르 교역 부진 이어질 듯”

항로 다변화로 물류비 절감 꾀해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4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과 한국 간 교역흐름이 현지 높은 수입관세와 규제장벽에 막혀 올해도 부진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현지 국가들이 우리 기업에 취하는 반덤핑 조치도 유의사항으로 꼽혔다. 4개국은 올해 1.7%의 경제성장률을 거둘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7일 주최한 메르코수르 시장 진출 포럼에서 인하대학교 정인교 교수는 “메르코수르는 자유무역협정과 무관하게 무선통신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을 보호하려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FTA에 대해 메르코수르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최소한의 개방에 만족하는 낮은 수준의 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산품은 상대적으로 메르코수르 국가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높은 수입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섬유와 의류부문, 주력 수출품인 전기전자와 수송기계에도 각각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한국산 화학·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치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평가다. 브라질은 한국에 대해 총 12건의 반덤핑조치를 시행 및 조사하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6건을 조사하고 있다.

효자품목 ‘자동차부품’ 수요 꾸준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러 있던 우리나라와 메르코수르 국가 간 교역액은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무역협회 통상지원단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양국 간 교역은 연평균 9.9%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메르코수르와의 교역은 브라질 83% 아르헨티나 13%로 두 국가와의 교역이 전체의 96%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주요품목 교역동향을 보면 수출에선 IT기기 및 관련 부품, 자동차 및 관련 부품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집적회로반도체(전체의 17.4%)는 11억6000만달러가 수출돼 전년 수출품 1위였던 무선통신기기부품을 제쳤다. 뒤이어 자동차부품이 7억2000만달러(10.8%)로 2위로 상승했고, 무선통신기기부품은 6억7000만달러(10.1%)를 거두는 데 그쳐 3위까지 추락했다.

수입에선 광물 원자재 및 농산물 등 1차 산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수입품 1위는 철광(21.1%)으로 9억6000만달러가 수입됐다. 뒤이어 박류(대두박·맥주박 등) 6억1000만달러(13.4%), 사료 5억6000만달러(12.3%) 순이었다.

브라질 자동차부품 시장은 올해 성장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브라질비즈센터 황보덕 대표는 “자동차부품과 기기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했지만 수요는 꾸준하다”며 “올해는 251억달러의 매출액을 거두며 전년 대비 4.5% 증가할 거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동차부품시장은 240억달러를 거둬 2016년 183억달러 대비 31.4% 급증했다. 2016년 자동차부품시장은 -7.7%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동맹국간 무역의존도 ‘부정적’

올해 메르코수르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1.7%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경제 성장, 1차산품 가격상승, 공공·민간투자 증가가 경제를 견인한다는 평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김진오 선임연구원은 “올해 중남미 금융시장이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으며 환율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일부 국가는 통화정책 변화에 신중하거나 재정적자가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진오 선임연구원


올해 세계 금융시장이 긍정적인 분위기로 흐르면서 1차산품 생산지인 중남미는 수혜를 볼 전망이다. 달러화 약세와 중국경제 낙관론 등이 겹치고 있고, 석유나 구리와 같은 1차산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그 효과로 지역경제 성장률은 전년 1.1%에서 1.7%로 0.6%포인트 늘어나고 내년엔 2.5%까지 늘어날 거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2016년은 각각 -0.1% -0.9%였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0%로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되면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로 통화완화 정책을 펼쳐, 구매력 상승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회원국 간 높은 무역의존도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환율상승과 주택 수도 전기 연료와 같은 근원물가 상승이 주요인으로 2월과 8월에 결정되는 교통·연료·선불 의료보험 규제 가격 인상과 임금협상까지 더해지면 올해도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하다.

머스크, 남미동안서 23개항 기항

최근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하며 남미항로 경쟁력을 확보한 머스크라인도 세미나에 나와 자사 남미동안 서비스를 소개했다. 머스크라인은 브라질 11개 항만, 아르헨티나 8개 항만, 파라과이와 우루과이에서 각각 2개 항만을 기항하고 있다.

이 회사 김준식 팀장은 “브라질은 산투스항, 아르헨티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항만 생각하기 쉽지만 시장마다 수요가 상당해 선사들은 수많은 항만을 기항하고 있다”며 “화주들이 물류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항로 서비스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은 남미동안 서비스로 ‘X4C’ ‘네오삼바’ ‘네오보사노바’ 등을 운영하고 있다. X4C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가는 서비스로 기항지는 부산-상하이-닝보-옌톈-츠완-홍콩-싱가포르-포트엘리자베스-산투스-파라나구아-부에노스아이레스-몬테비데오 순이다. 부산에서 산투스까지 36일,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42일, 몬테비데오까지 44일만에 주파한다.

환적서비스인 네오삼바는 부산에서 스페인 알헤시라스를 거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파라과이 아순시온 등을 거쳐간다. 네오보사노바는 알헤시라스를 거쳐 대서양을 건너는 서비스로 브라질 살바도르에서 산투스 파라나구아 이타푸아 나베간체스 이타하이 등 브라질 중소도시를 기항한다.

머스크의 디지털화도 화주유치에 도움이 되고 있다. 김 팀장은 “농수산물과 같은 리퍼(냉동냉장)화물 수입에 대응해 컨테이너에 모니터링 기기를 설치했다. 전 세계 회원과 고객사들은 위성으로 실시간 화물이동경로와 화물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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