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의 새해 첫 출발이 순조롭다. 중국 춘절(설)을 겨냥한 밀어내기 특수로 운임과 물량이 동반 상승한 덕에 선사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운임 상승세에 힘입어 선사들은 1000달러대 진입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1월12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97달러로 집계됐다. 12월 초 700달러대를 유지했다가 같은달 말 800달러대 진입에 성공했다. 연초에도 상승세를 보이며 900달러에 육박했다. 지중해 역시 738달러로 지난해 말에 비해 140달러 상승했다. 선사들은 중국 설 특수에 발맞춰 2월 운임인상(GRI)을 통해 TEU당 1000달러 수준까지 운임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소석률)은 지난 12월에 이어 100%에 가깝다. 선사들은 선복이 꽉꽉 차자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하고 있다. 선사들은 약 10~20%의 화물을 다음 항차로 미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화주들은 우선 순위를 정해 급한 화물부터 먼저 선박에 싣고 있다. 최근 춘절을 겨냥한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이 증가한 탓에 한국에서의 선복 배정량이 평소보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선사들은 우리나라에서 평소보다 적은 양의 컨테이너를 실은 대신 중국에 뱃머리를 대 많은 화물을 채우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한국보다 물량이 많은 중국에 더 많은 선박을 배치해 화물을 꽉꽉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도 선사들은 춘절 이후 일시적인 비수기를 맞아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을 실시할 예정이다. 각 선사들은 물동량 감소로 운임 하락을 예상하며 선복감축에 나선다.
선사들은 다가오는 2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주항로 취항선사들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잇따른 준공이다. 현재 CMA CGM 머스크라인 MOL 코스코 등은 2만TEU급 컨테이너선 인도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는 구주항로에 2만TEU급 선박이 배선될 경우 기존에 투입됐던 선박들이 중동이나 미국 동안으로 전환배치(캐스케이딩)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사들은 대형 선박 투입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공급과잉으로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시황 변동에 큰 영향이 없을 거란 분석이다. 선사 관계자는 “1만TEU급 선박 2척을 빼고 2만TEU급을 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임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선박공급부담이 운임상승을 조금이나마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타터스틱스(CTS)는 아시아발 유럽행 11월 컨테이너 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0.2% 증가한 117만9000TEU로 2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국 베트남 중국발 물량이 전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점유율 70%를 웃도는 중국이 0.3% 증가한 84만7000TEU, 2위 한국은 2.3% 증가한 8만1000TEU, 3위 베트남은 2.7% 증가한 5만4000TEU로 집계됐다.
1~11월 화물량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441만7000TEU를 기록, 지난해 실적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발 아시아행 물량 역시 전년 대비 7% 증가한 67만1000TEU로 3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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