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사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해운시장 부진 타개에 나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14개 국적 컨테이너선사 사장단은 지난 8월8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한국해운연합(KSP) 출범식을 열었다. 컨소시엄엔 한일 한중 동남아항로 협의체에 가입한 컨테이너 선사들이 모두 참여했다. 회원사는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동진상선 두우해운 범주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 태영상선 팬오션 한성라인 현대상선 흥아해운 SM상선 들이다.
KSP 결성은 해운시장 침체 장기화와 과열 경쟁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국적선사들의 위기감을 배경으로 했다. 아주항로의 심각한 수급불균형으로 동남아항로 컨테이너 운임은 4년 새 반토막 났고 지난해 주요 근해선사 영업이익은 60% 가량 급감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14개 KSP 소속선사가 보유한 선복량(사선 기준)은 총 165척 49만3000TEU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를 비롯해 중국 코스코,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독일 하파크로이트, 일본 3대선사, 대만 에버그린, 캐나다 시스팬이 국적 선단 앞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특히 덴마크와 중국 선사는 우리나라보다 160만~180만TEU 가량 웃도는 선대 규모를 자랑한다.
선사들은 KSP 출범 이후 회원사간 항로 합리화와 선복 교환 확대를 통해 비용구조 개선과 사업 채산성 강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KSP 소속 선사들은 내년 3월께 우리나라와 베트남 호치민, 태국 방콕 램차방을 잇는 컨테이너선항로를 취항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태국·베트남항로는 국적선사 10곳에서 총 8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전체 운항선박은 총 24척. 한 노선 당 1700TEU급 안팎의 선박 3척이 배선되고 있다. 주간 선복량으로 따지면 1만4000TEU 정도다.
이 가운데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3곳(A그룹)이 운영 중인 한국-호찌민·태국2(KHS2)와 남성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천경해운 팬오션 등 5곳(B그룹)이 운항하는 태국·베트남익스프레스(TVX)가 하나로 통합된다. 선사들은 통합항로의 이름을 KSP 1호 노선이란 점을 부각시켜 ‘KST’로 붙였다. 한국해운-태국(Korea Shipping Thailand) 서비스란 의미다.
노선 통합으로 운항선박은 2개 노선 6척에서, 1개 노선 3척으로 줄어들게 된다. A그룹과 B그룹은 각각 1.5척씩 선박을 배선하는 것으로 합의를 마쳤다. 구체적으로 A그룹에서 1척, B그룹에서 1척을 고정적으로 투입하고 나머지 1척을 A·B그룹이 1년마다 번갈아 넣는 방식이다. 서비스 첫해인 내년엔 A그룹에서 1척, B그룹에서 2척을 배선하게 된다.
다만 현대상선과 SM상선이 이번 서비스 통합에서 빠진 건 한계로 지적된다. KHS2에 선복용선(슬롯차터) 방식으로 참여하던 현대상선은 통합서비스엔 참여 안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기존 독자 노선만으로 서비스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현대상선은 현재 베트남·태국항로에 KVX NTH NHM 등 3개 사선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외국선사들과 손잡고 중국과 태국을 잇는 노선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SM상선도 VTX란 이름의 베트남·태국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KSP는 일본 간몬(關門)항로에서도 합리화를 진행 중이다. 간몬 지역에 선박을 띄우고 있는 동진상선 흥아해운 장금상선 남성해운 천경해운 등 5곳은 동진상선과 흥아해운이 선복교환 형태로 제휴하고 남성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이 공동운항하는 방식의 1차 통합을 실시한 뒤 내년에 1개 노선으로 통합하는 항로 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흥아해운과 동진상선은 12월11일 선복교환 이후 첫 배를 부산항에서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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