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1 17:19

아프리카 물류시장, 기회·잠재력 높다

인터뷰/ 이승희 코트라 아프리카지역본부장(요하네스버그무역관장 겸직)
아프리카 물류시장 전망 '밝아'

흔히 아프리카는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인구 증가와 급속한 도시화로 잠재적인 신흥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UN에 따르면 2015년 아프리카 중산층 인구는 3억5000만명에서 2030년에는 5억명, 2060년에는 11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소비재 시장도 연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하며,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남아공 대형 유통체인들이 남아공을 발판으로 아프리카 전역으로 점포를 빠르게 늘려 나가면서 유통시장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물류시장은 여전히 도로와 철도가 부족하고, 육로 운송이 오래 걸리는 등 물류가 낙후돼 있다. 코트라 이승희 아프리카지역본부장과 남아공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물류시장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남아공의 물류산업 현황과 투자처로서의 매력도는? 

남아공 물류산업은 주변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2010년 월드컵 개최를 기해 도로망, 철도, 항공 등의 인프라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현재 더반, 케이프타운, 포트엘리자베스에 대형 항만과 벌크 및 가스 전용터미널을 갖추고 있고, 요하네스버그, 더반, 케이프타운에는 국제공항이 있다. 2016년 세계은행 물류성과지수(LPI Logistics Performance Index)에서는 남아공의 물류경쟁력이 전세계 160개 국가 중 20위로, 24위를 기록한 한국보다 높게 평가된 바 있다.

반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물류인프라는 비교적 낙후돼 있어, 물류산업은 물론 연관산업 발전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배송비가 상품 소매가격의 50~75% 정도를 차지하며, 평균 물류 운송비용이 선진국보다 2~3배 높다. 

그러나 최근 중산층의 확대로 인한 소비자 지출 증가, 광물 및 자원의 수출 증대 등의 이유로 물류산업 발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르완다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항구를 개발해 의료기기나 상품을 운송하는 등 각국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고 해외로부터의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물류 인프라 프로젝트의 거의 대부분이 중국 기업에 의해 투자 또는 건설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정부가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으로 자국의 대 아프리카 수출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발판으로써 물류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본기업 역시 남아공 광산기업에 투자해 안정적인 광물자원 수입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본국제협력은행은 12억 달러 이상을 남아공에 투자한 바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직접투자 규모는 아프리카 해외투자액 전체의 0.3% 미만에 그치고 있어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지난 8월 한 세미나에서 부산항만공사는 중국-아프리카간 수출화물 운송 패턴 및 아프리카 항만여건 개선 등을 감안, 향후 부산항 물동량 확대를 위해서는 아프리카 시장에 주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남아공에 진출해 있는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낙후된 인프라 및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다른 지역 대비 상당한 물류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나, 아프리카 시장의 잠재력에 꾸준하고 안정적인 투자가 수반된다면 성장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프리카 내수시장 확대 

Q. 남아공의 내수시장 규모와 향후 발전 잠재력은?

남아공은 아프리카 전체 GDP의 약 25%를 점유하고 있는 아프리카 최대 시장이며, 특히 남아공의 흑인계층 소득 증대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내수시장 규모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남아공 대형 유통체인들이 남아공을 발판으로 타 아프리카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2015년 기준 아프리카 전역에서 14,000여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1,000여개씩 늘어나는 추세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이 ‘2017년 African Economic Outlook 2017’ 보고서에서 “아프리카 내수시장의 확대로 인한 비자원 국가들의 빠른 성장이 돋보인다”고 언급한 것처럼, 아프리카 시장도 과거 자원의존형 구조에서 소비재 등 기타 산업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유엔(UN)이 2015년 아프리카 중산층 인구를 3억5000만명으로 추정하고, 2030년에는 5억명, 2060년에는 11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 예측함에 따라, 2016년 3,505억 달러였던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소비재 시장도 연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하며 2017년에는 3,558억 달러, 2021년에는 5,259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약 575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해외직접투자 역시 자원 및 인프라 부문 일변도에서 탈피해 아프리카 내수시장 선점을 위한 소비재 및 서비스부문 투자로 다양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Q. 물류인프라 구축 현황이 궁금하다. 

남아공의 항만은 연간 1만3000대의 선박과 약 1.9억 톤의 화물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 근처 응쿠라(Ngqura)항은 남아공 최초의 심해항만(수심 16.5m)으로 8~9천 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접안이 가능하며, 리차드베이(Richards Bay)항은 석탄 등을 처리하는 최대 벌크화물터미널로 꼽힌다. 그러나 아프리카 내 최대 발전 지역으로 꼽히는 남아공마저도 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불안, 치안 문제 등의 리스크와 허브항만의 만성적 체선 문제, 화물 보관시설 부족, 비효율적인 운영과 높은 요율, 복잡하고 느린 통관 절차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아프리카 주요 도로망은 1970년대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Africa)에 의해 계획 및 추진되었으나, 대부분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물류 운송에 제한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아프리카 내 주요 화물처리 공항으로는 북부의 카이로·카사블랑카, 서부의 아크라·라고스, 동부의 아디스아바바·나이로비, 남부의 요하네스버그‧더반‧케이프타운 등 총 14개가 있다. 물류 시설 개선노력의 일환으로, 기존의 항구를 현대화하거나 새로운 항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 중이다.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나이지리아 바다그리(Badagry)항과 레키(Lekki)항, 카메룬 크리비(Kribi)항, 탄자니아 바가모요(Bagamoyo)항, 케냐 라무(Lamu)항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완공 시 기존의 동아프리카 최대 항구인 케냐 몸바사(Mombasa)항과 탄자니아 다레살람(Dar es Salaam)항의 규모와 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남아공의 해운·철도·육상 화물의 연간 물동량은 어느 정도인가? 

아프리카 물류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남아공의 연간 물동량은 15억 톤 이상이며 아프리카 국가 중 1위를 차지한다. 화물의 76%가 육로로, 13%는 해로로, 10%는 철도 등으로 운송되며, 수출화물은 약 96%가 해상으로 처리된다. 남아공 통계청에 따르면 남아공 물동량은 2015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감소 추세를 유지하다가 2016년 하반기 이래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상반기에 운송된 화물량은 약 5조2830억원 규모였던데 비해 올해 같은 기간 약 6조5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13.6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남아공의 더반 항(Port of Durban)에서 연간 처리하는 컨테이너가 270만TEU로 아프리카 컨테이너 항구들 중에서 가장 붐빈다고 하나, 이는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상하이 항의 1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Q. 현지 주요 물류기업 현황이 궁금하다.

도로와 철도가 부족하고 여건상 육로 운송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급한 운송 건의 경우는 현지에 진출해 있는 DHL Express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비싼 항공 운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남아공 주요 물류 기업으로는 2013년 BROCO와 Cargo Africa 두 업체가 합병되어 설립된 Imperial Logistics, 1982년 설립되어 60개국에 353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Aramex, 1989년에 설립되어 14곳에 허브를 두고 있는 Dawn Wing Global Express 등이 있고, 남아공에 진출해있는 우리 기업으로는 범한판토스와 하나로TNS, 폴라리스쉬핑 등이 있다.

Q. 경제자유구역 현황 및 규제 완화에 따른 혜택이 있나?

제조업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수출 확대를 위해 산업개발지역과 특별경제지구가 조성되어 있다. 산업개발지역은 ’90년대 초 투자유치 촉진을 목적으로 조성되었으며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공항 또는 항구 인접지역에 설치, 인프라 구축 및 면세혜택 등으로 다국적 기업 및 국내 기업의 투자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산업개발지역이 공항 및 항만 지역에 편중됨에 따라 단점을 보완하고 확대 조성을 목적으로 ’07년 특별경제지구가 설립됐다. 특별경제지구는 산업 및 수출단지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단지 등으로 활용되며, 특별경제지구 입주 시 15% 법인세 감면, 산업건물수당 공제와 더불어 고용 인센티브, 관세 및 부가가치세 등 관련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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