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7 13:05

“내년 컨ㆍ벌크선 시장 완만한 상승추세 전망”

KMI, 올해 오른 운임 내년에도 유지될 듯


내년에도 해운시장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올해 큰 폭의 성장곡선을 그린 컨테이너선 시장이 내년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운임도 완만하게 상승한다는 예상이다. 벌크선 시장에서도 케이프사이즈 운임이 올해보다 16% 가량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컨시장 바닥시황 탈출

고병욱 KMI 전문연구원은 지난 10일 열린 ‘세계 해운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기간항로 평균운임을 북미 서안 1600달러, 북미 동안 2600달러(이상 40피트 컨테이너), 유럽 900달러(20피트 컨테이너)로 전망했다.

고 연구원에 따르면 북미 서안과 동안의 올해 평균운임은 각각 1532달러 2555달러를 찍었다. 지난해의 1272달러 2094달러에서 20% 이상 올랐지만 2014년의 1975달러 3727달러엔 3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급락했던 북미항로 운임은 한진해운사태 여파로 크게 상승한 뒤 다시 조정기를 거치는 중이다.

게다가 파나마 운하 확장 효과로 서안과 동안 간 운임 격차가 좁혀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 적재율)은 지난해 78%에서 올해 79%로 상승했다. 공급이 지난해 207.8만TEU에서 올해 211만TEU로 늘어나는 동안 물동량은 163.1만TEU에서 182.4만TEU로 늘어나며 공급 증가율을 웃돌았다. 미국 경제 회복이 수요 성장의 배경이다.

내년에도 북미항로 소석률은 79%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운임은 강보합세를 띠고, 상승폭은 서안이 동안보다 클 거란 예상이다. 고 연구원은 “선사들의 공급조절과 파멸적인 운임전략 회피로 치킨게임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1만TEU급 이상의 대형선 투입과 SM상선의 동안항로 진출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럽항로의 경우 지난해 690달러에서 올해 898달러로 운임이 30% 인상되며 바닥시황을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의 1379달러엔 여전히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내년엔 올해 수준이 유지된다는 전망이다. 내년 수요와 공급은 각각 162.3만TEU 209.8만TEU로 예상됐다. 올해의 157.6만TEU 204.7만TEU에서 각각 3% 2.5%의 성장을 보인다는 관측이다. 소석률은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77%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막대한 초대형선 공습은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아시아역내항로는 올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 연구원은 이 항로 평균운임이 올해 145달러에서 내년 16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지난해의 70달러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 역시 2012년의 250달러대에 견줘 크게 낮은 수준이다.

소석률은 개발도상국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국가별 소석률은 태국 104%, 베트남 97%, 중국 95%, 일본 91%,  한국 85% 순이었다. “캐스케이딩(선박 전환배치)의 영향이 기대보다 낮았고, 신흥시장에서 경쟁강도가 강해지고 있지만 선사들이 운임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고 연구원은 해운시장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로 해양수산부 장관이 위원장, 차관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해운산업발전위원회 설치와 시장운임과 선사별 고객만족도, 경쟁력을 평가하는 컨테이너 해운산업 모니터링 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내년 대형선 호조…케이프운임 16% ↑

벌크선 시장에선 대형선의 활약이 이어진다는 예상이다. 전형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케이프선박(18만t급 안팎) 연평균운임이 올해 1만2800달러에서 내년 1만4800달러로 15.6%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4년의 1만3802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운임은 지난해의 6395달러에서 2배 이상 폭등했다. 전 센터장은 “수급 개선이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개선 효과가 올해보다 작아 운임 상승 폭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동량은 지난해 16억6000만t에서 올해 1740만t으로 4.8% 증가한 데 이어 내년엔 1800만t으로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광석이 3.5% 늘어난 15억3400만t, 석탄이 3.1% 늘어난 2억6600만t으로 예상됐다. 자국산 가격이 호주산을 40% 가량 웃돌면서 철광석 수입 의존도를 높여온 중국이 내년엔 항만재고 과잉으로 수입량 조절에 들어갈 거란 관측이다. 선복은 지난해 3억1520만t(재화중량톤)에서 올해 3억2530만t으로 3.2% 늘어나고 내년엔 3억3340만t으로 2.5% 늘어난다는 예상이다. 전 센터장은 “올해 공급 증가율은 당초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격한 시황 상승으로 선박 해체가 크게 감소한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윤희성 부연구위원은 내년 파나막스(7만t급 안팎)와 수프라막스(5만t급 안팎) 연평균 운임을 1만달러, 1만500달러로 각각 전망했다. 올해의 1만달러선과 대동소이한 숫자다. 파나막스 시장에선 긍정적인 요인으로 곡물수요의 꾸준한 증가, 중국의 갈탄 수입 증가, 부정적 요인으로 석탄 소비와 수입의 감소세가 각각 꼽혔다.

수프라막스 시장에선 중국의 보크사이트 니켈 등의 부수벌크화물 수입 증가 추세, 인도의 석탄수입 증가, 중국 연안 석탄 수송 증가가 긍정적 요인으로, 자원 수출국의 비가공자원 수출 규제가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됐다.

초대형유조선(VLCC) 시장에선 내년 중동-일본 구간 평균운임이 올해보다 44% 상승한 3만18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VLCC 운임은 2015년 6만5865달러에서 지난해 4만1455달러로 하락한 뒤 올해 2만2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윤재웅 연구원은 산유국의 감산 이행 수준, 지역별 선복량 수급, 세겨 경제 활력에 따라 변동폭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19년과 2021년 사이 평균 운임을  2만8400달러에서 3만1800달러 사이로 추정했다.

윤 연구원은 VLCC 선복과잉률은 2014년 7%에서 2015년 14%, 지난해 17%, 올해 22%로 높아지고 있고, 내년과 내후년엔 각각 25% 27%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결과 페르시아만에서 30일 이상 대기하는 VLCC 척수는 최고 140척에 이르는 등 앞으로도 100척을 지속적으로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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