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새해 들어 운임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물시장(스폿) 화주를 대상으로 GRI(기본운임인상)를 실시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한 데 이어 정초부터는 계약화주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의 괄목할 만한 물동량 성장이 배경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중항로 컨테이너물동량은 285만3997TEU를 달성, 1년 전의 246만8891TEU에 견줘 6.6%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4.9% 늘어난 114만2678TEU, 수입화물은 7.8% 늘어난 171만1319TEU였다. 무엇보다 수입 일변도의 성장추세를 탈피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수출화물 실적은 2015년에 두 자릿수(11.4%)의 감소세를 보인 뒤 지난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분기별 실적도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물동량은 14.3% 늘어난 80만315TEU였다. 수출은 16.4% 늘어난 32만8903TEU, 수입은 12.8% 늘어난 47만1412TEU다. 지난해 1분기 소폭의 하락세(-0.6%)로 시작했다가 2분기 4%로 플러스로 돌아선 뒤 3분기 8%에 이어 4분기엔 두 자릿수로 성장률을 과시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대중 수출은 운송장비용 부품과 식음료 비내구소비재 등에서 성장세를 띤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들은 물동량 성장의 여세를 몰아 운임회복에 나섰다. 장기계약화주를 대상으로 한 GRI를 1월16일부로 전격 도입했다. 인상 폭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다. 선사들은 나아가 3월엔 중소형화주를 대상으로 한 2차 GRI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새해 들어 물동량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띠고 있다는 점은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신년부터 다양한 이슈들이 부상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한진해운 영업권을 인수한 SM상선은 과거 한진해운이 취항했던 항로에 대해 재취항을 추진 중이다. 부산·광양-칭다오, 경인항(인천)-칭다오, 부산-톈진(신강)·다롄 노선이 대상이다. 특히 최근 한진해운이 보유 중인 경인터미널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경인항과 칭다오를 잇는 노선 취항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전까지 경인항 노선에 배를 띄웠다. SM상선이 재취항에 나설 경우 한진해운 때와 마찬가지로 국적선사들이 대거 선복임대(슬롯차터)를 통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진해운 경인터미널엔 중국 EAS의 톈진행 노선이 입항하고 있다. 운항선박은 349TEU급 <톈푸>호다.
현대상선과 흥아해운 장금상선이 제휴한 HMM+2K 얼라이언스도 시장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사업 제휴를 통해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이 취항 중인 한중간 10개 노선에서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연운항훼리가 긴 휴식기를 끝내고 지난 연말 평택-롄윈강 노선을 취항한 것도 새해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항로 관계자는 “새해 들어 한중항로엔 운임 인상과 신규선사 출범 등 다양한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 항로 여건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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