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3 10:42

북미항로/ 한진해운 공백 ‘선사들 속속 서비스 늘려’

9월말까지 운임 인상 지속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후 북미항로 해상운임이 큰 폭으로 올랐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9월9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현물)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1749달러, 북미동안은 2447달러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각각 500달러, 700달러 이상 올랐다. 한진해운의 선박이 각국의 입항거부와 억류 등으로 발이 묶이면서 외국적선사와 현대상선에 화주들의 화물이 쏠리자, 운임은 단번에 인상됐다. 성수기에도 운임을 끌어올리지 못했던 구주항로 취항선사들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으로 선박 가득 화물을 실으며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북미항로 취항 선사 관계자는 “12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화물이 나오기 시작하는 때에 한진해운의 빈자리로 일시적인 선북감축 효과까지 생겨 운임인상에 성공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북미항로 취항 선사들은 9월1일부로 FEU당 6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바로 시장에 적용했다. 한진해운의 북미항로 점유율은 7.6%에 달해 그 빈자리를 나머지 선사들이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 북미서안과 동안 모두 100%의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을 보이고 있다.

추석연휴 수요저조에 임시결항을 예상했던 선사들은 일제히 계획을 취소하고 추가 운임인상에 나섰다. 9월15일부로 선사들은 FEU당 40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를 도입하며 한진해운 사태로 추석연휴, 이례적으로 운임인상을 시행했다.  

한진해운의 공백에 선사들은 속속 선복을 늘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수출차질을 빚고 있는 화주들을 위해 우선 대체선박을 투입했다. 현대상선은 아시아-북미서안에 4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지난 9일에는 첫배인 <현대 포워드>호가 화물을 가득 싣고 부산항을 출항했다.

‘2M’얼라이언스도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물량 흡수에 나섰다. 북미항로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낮았던 2M얼라이언스는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한진해운의 공백을 기회로 시장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머스크라인은 한진해운 사태에 대응해 9월15일 아시아-북미서안항로에 신규 서비스를 취항했다. 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투입, 옌톈-상하이-부산-로스엔젤레스/롱비치를 잇는 ‘TP1’ 서비스에 들어갔다. 머스크라인 측은 “최근 물류 혼란으로 화주들의 운송 솔루션 문의가 많아져 태평양 노선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응해 신규 서비스를 취항키로 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MSC도 15일부로 5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투입해 아시아-캐나다서안 신규노선 서비스인 ‘메이플’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기항지는 부산, 상하이, 옌톈, 프린스루퍼트, 부산 순이다. 서비스의 처음 두 항차는 북미서안 화물수요분을 메우기 위해 프린스 루퍼트 대신 롱비치항을 기항한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로 운임이 전달 대비 큰 폭으로 올랐지만 선사들이 추가 선복을 늘리면서 현재 운임수준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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