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마닐라 대리점 파산, 컨테이너 보증금 반환 집단소송

50여개 이상의 관세사를 대신해서 필리핀 마닐라의 아두아나 비즈니스 클럽 (ABCI)은 파사이 지방법원에서 청산절차가 진행중인 MOF(한진해운 마닐라 대리점)을 상대로 컨테이너 보증금 반한 집단 소송을 준비중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9월7일 약 50여명의 필리핀 관세사와 포워딩 회사들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아두아나 비즈니스 클럽 멤버들과 필리핀 관세사협회 주관으로 열린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피해대책 회의에서 나왔다.

필리핀은 한국과 달리 모든 선사에서 수입 컨테이너를 CY에서 출고하기 전에 해당 컨테이너의 안전한 반환을 위하여 컨테이너당 약 1만페소~1만5천페소(한화 약 25만원 ~ 37만5천원)의 컨테이너 보증금 (Container Deposit)을 미리 받아두고, 추후에 수입자가 컨테이너를 해당 선사 CY에 반납한 후에 해당 컨테이너의 디텐션 비용이나 파손 및 세척 비용을 필요에 따라 제하고 되돌려주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가령 B/L 하나에 10개의 컨테이너가 수입되면 약 250만원에서 375만원을 선사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통관 후 컨테이너를 해단 선사 CY에서 출고해 갈 수 있다.

해당 선사나 선사 대리점은 CY에 반환된 컨테이너를 확인한 후에 즉각 해당 컨테이너 보증금을 수입자에게 반환해야 하는데, 한진해운 대리점인 MOF는 이러한 컨테이너 보증금을 유용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오래 동안 화주들에게 반환하지 않고 있다가 금번에 한진해운 본사의 법정관리와 함께 마닐라 대리점인 MOF도 파산선언을 함으로써 필리핀 물류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고, MOF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경영진을 피해업체들이 집단으로 고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MOF는 대한민국 국적의 한진해운 필리핀 대리점으로서 지난 8월 8일 필리핀 마닐라 파사이 지방법원의 죠지 와간 판사는 MOF의 파산을 선언하고, 모든 MOF의 자산을 동결하고 MOF의 어떤 지불이나 재산 이전도 불허한다고 공시했다. MOF의 부채는 약 1억5천만페소(한화 37억5천만원)에 달하며 MOF의 실제 자산가치는 5백30만페소(한화 약 1억3천5백만원)에 불과하다고 법원은 밝혔다. 법정관리인 선임에 대한 심사는 오는 10월 4일 열릴 예정이다.

MOF의 법정대리인인 MLBD 로펌은 MOF가 파사이 지방법원에서 필리핀 공화국법 R.A. 10142와재무개선 및 파산법 FRIA 2010에 따라서 현재 청산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이 로펌에 따르면 MOF는 채권자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고, MOF의 자산가치를 최대화해 채권자들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해 최우선적으로 지불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MOF를 상대로 한 모든 소송은 마닐라 파사이 법원에 신청해줄 것을 덧붙였다.      

필리핀 관세사협회와 물류협회는 컨테이너 보증금은 선사 대리점의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MOF를 상대로 공금횡령이나 사기로 고소를 하는 것은 채권자들의 권익을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고, 근본적인 채무 책임은 컨테이너 주인인 한진해운에 있다고 주장한다. MOF로부터 해당 채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9월15일까지 ABCI와 CCBI에 서류를 접수해 집단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한편, 한진해운의 신규 마닐라 대리점인 ‘TL2 SHIPPING AGENCY,INC.”는 MOF와 이루어진 거래가 아닌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보증금은 현재 반환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한진해운은 필리핀에서 화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한진해운 마닐라 대리점의 금번 사태로 필리핀의 관세사협회 회원과 다수의 포워딩 업체 그리고 수입자들이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 마닐라=장은갑 통신원 ceo@apex.p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