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경기도 여주를 찾았다. 컨테이너 제작 및 개조 전문기업 티씨에스(TCS)의 여주 공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TCS는 몇 달 전 설립된 신생 업체지만 기술력과 공급망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주 현장에서는 특수 컨테이너부터 시작해 일반 주택용 컨테이너까지 다양한 건축물들이 컨테이너를 통해 공장에서 제작되고 있었다. TCS의 현장 사무실도 컨테이너 여러 개가 결합된 건축물이다. 외관으로 볼 때 컨테이너라고 알 수 있었지만 내부는 일반 사무실과 별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다. 눈으로 직접 기술력이 높은 기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TCS 강일정 대표로부터 회사 경쟁력과 올해 목표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강 대표는 컨테이너 설계업무부터 시작해 20여 년간 컨테이너 제작에만 한 우물을 파왔다.
Q. 티씨에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티씨에스(TCS)는 올해 3월 설립된 컨테이너 제작 및 개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사업을 개시한 지 몇 개월 밖에 안 된 신생기업이지만 컨테이너 엔지니어링업체인 (주)에이스산업과 컨테이너 매매회사인 (주)극동MES가 합작으로 설립한 만큼 기술력과 네트워크는 이미 탄탄함을 인정 받았다.
TCS는 컨테이너의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토털 컨테이너 솔루션(Total Container Solution)의 이니셜을 따서 이름을 지었다. TCS는 컨테이너로 상가건물과 주택으로 개조하거나 수출용 컨테이너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ESS컨테이너(에너지스토리지시스템창작) 및 오프쇼어용 컨테이너 등 특수 컨테이너를 제작하고 있다. 현재 여주에는 8265㎡ (2500여평) 규모의 컨테이너 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Q. 컨테이너 개조의 매력이라면?
컨테이너를 주택으로 개조하는 일은 평균 설계부터 시작해 출고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된다. 컨테이너를 개조한 주택은 일반주택공사에 비해 공기를 3분의1로 줄이고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요즘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커피숍들도 컨테이너를 개조해서 짓는 추세가 늘어나면서 주문이 늘고 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가격 만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만약 컨테이너를 개조해 주택을 짓는데 총 1억원이 투입된다면 이중에 컨테이너 구입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분의1 미만을 차지한다. 하지만 박스가격 10~20만원 가격차이로 고객들은 매매 전문업체로 쉽사리 옮겨간다. 추후 들어가는 인테리어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컨테이너 가격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의 구입 비용이 전체 공사금액의 극히 일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노하우 지원과 서비스보다는 구입 금액을 우선시하는 고객들의 마인드에 대한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Q. 신생기업으로써 다른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는?
비용대비 고품질의 컨테이너 개조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TCS는 컨테이너 설계가 가능한 엔지니어링회사와 국내 굴지의 컨테이너 매매사가 힘을 합한 만큼 양사의 높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신조나 중고 컨테이너 개조 문의 고객 대부분은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해 첫 번째로 비용절감을 크게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 개조 시장은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가격 거품이 심했다.
TCS는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가격경쟁력을 얻었다. 한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에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극동MES로부터 양질의 값싼 컨테이너를 공급받아 고객에게 저렴한 개조 컨테이너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수 컨테이너 개발과 개조분야에서 타 기업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기술력이 더해져 어느 회사보다 경쟁력을 갖고 있다.
Q. 컨테이너 개조 업계의 시황은?
컨테이너 제작이나 개조 시장은 한 회사가 독점할 수 없는 구조다. 사람이 하는 매뉴얼 작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 업체가 컨테이너 100개를 한 번에 수주해도 제작할 수가 없다. 가격과 기술 경쟁력, 기타 각 회사마다의 장점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물론 1층 컨테이너 구조물 제작 같은 작업은 일반 업체들도 시장에 진입해 쉽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를 2, 3층 새로운 건물로 변신시키는 작업은 기술력이 있는 노하우가 있는 기업만이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컨테이너 개조 시장은 진입은 쉽지만 오래 유지하기에는 쉽지 않은 곳이다. 컨테이너 개조 시장이 점차 고층화되면서 TCS는 고객이 원하는 대형 건축물에 최적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
Q. 올해 사업목표와 중단기 계획은?
아직 신생 후발주자로써 낮은 국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개조를 통해 올해 매출목표는 20억원으로 정했다. 향후 2, 3년 내로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페인트 도장이 법규에 위반되지 않도록 도장 설비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국제표준화기구에 맞는 ISO 컨테이너 제작 설비를 갖추는 게 최종 목표다.
국내 사업이 안정화 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극동MES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운송용 컨테이너 개조와 컨테이너 주택 개조 사업도 검토 중이다. 동남아지역은 기온이 따뜻해 컨테이너 개조작업에서 단열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국내보다 더욱 저렴하고 쉽게 개조 컨테이너를 제공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을 우선시하는 몽골이나 중앙아시아 동남아지역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정부당국에 하고 싶은 말은?
컨테이너는 화물운송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최근엔 저렴하고 빠른 시공기간 단축,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기 쉬운 건축 구조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컨테이너는 철골로 이뤄진 직육면체 구조로 기존의 콘크리트 또는 철골구조의 건물들과는 다르다. 본래 건축물을 위한 용도가 아니기에 이를 건축물로 적용할 때는 건축물과는 다른 구조로 강도적인 부분, 방수 등 여러 가지 감안해야 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인적인 부분과 멋스러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컨테이너 건축물이 늘어나고 있는데 여러 문제점들이 예상이 되고 있다. 현재의 유행이 대형화, 고층화로 가는 추세이기에 무엇보다도 안전을 위해서는 디자인만을 강조하기보다 컨테이너 자체에 대한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건축물에 적용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컨테이너는 건축법상의 법규가 명확하지 않고, 담당 건축공무원들의 기준과 생각에 따라 판단 기준도 달라진다. 컨테이너 구조를 모르는 건축사가 대부분 설계해 실제 제작이나 개조를 하다보면 현장과 맞지 않는 부분이나 도면에 반영이 되지 않은 부분 때문에 작업 현장에서 애를 먹으면서 맞춤 시공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컨테이너 건축물에 대한 어떤 자격시험이나 교육 이수 등 규정화된 교육을 통해 설계나 시공이 시행되길 바란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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