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할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 경영의 귀재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산업현장에서는 변화를 주도하는 입장에 서거나 아니면 변화의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 우물쭈물하다 조금만 늦게 대응하거나 방향을 잘못잡는 경우에는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과거의 노키아, 코닥필름 등이 그랬고 소니가 그랬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해운산업, 조선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도 변화를 읽어내지 못했거나 트렌드를 무시한 경영을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글로벌 물류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는 매우 빠르며 냉엄하다. 물류기업간의 약육강식이 일상화돼 있고 물류시장의 통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물류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술혁신은 광범위하면서도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3D프린팅기술, 드론을 활용한 물류기술, 빅데이터를 이용한 물류기술,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기술, 물류자동화 기술, 클라우드 물류기술, 3D중강현실 기술, 무선전력 전송기술, 실내위치기반 서비스, 물리적 인터넷, 가성비 기술 등등 그 숫자를 거론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융합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무시하고 물류사업을 지속하고자하는 기업은 없으리라. 그러나 일상의 분주한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흔히 중요한 핵심을 놓치는 경우가 많으며 그로 인해 경영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물류산업은 ‘전통적으로 인프라 사업이며 운송장비와 시설, 기계 등이 필요한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인식돼 왔으며 ‘단순 수배송, 보관, 하역과 같은 기본적인 업무가 크게 변하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물류산업도 전통적인 물류개념에서 벗어나 고난도의 고객서비스가 요구되고 있으며 신기술을 적용해 미래의 물류산업의 그림을 바꿔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현재의 물류 비즈니스 트렌드는 자동화와 신속성이 가장 중시되는 스마트 물류시대로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최적화, 시뮬레이션, 로봇화 등 기반기술들이 계속 진화되면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됨으로써 물류산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통과 물류의 융합, 다양한 배송방법과 차별화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의 접목, 고객감동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이미 덩치가 커져버린 대형 기업이나 역사가 깊은 기업들은 이러한 신기술의 새로운 적용이나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하기가 쉽지가 않다. 오히려 이러한 일은 새롭게 창업을 주도하는 신생기업이나 벤처기업,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적합하다. 미국, 핀란드, 이스라엘 등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혁신적인 물류기술을 이용해 성공적인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함으로써 물류시장을 활성화하고 지속적인 국가적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창업의 활성화를 위해 엄청난 예산과 정열을 투입하고 있으나 스타트업 기업의 창업 실적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영국의 경우 스타트업 수가 약 49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있으나 우리나라의 스타트업기업은 2015년 8월말 기준으로 3만425개로 집계돼 있다. 영국의 경우 요식업,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이 많으며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70%, 정보처리업종이 17%를 차지하고 있다.
물류산업에서의 스타트업 실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외국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출현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에서는 우버, 고고밴, 수왑박스와 같이 성공적인 스타트업 기업들이 배출되고 있다. 운송시스템을 혁신하고 있는 매터넷, 화물요율분야의 프레이토스, 트랜스포테카, 제네타, 쉬포, 쉽호크, 아이컨테이너, 컨테이너부문의 스텍슨, 크라우드쉬핑 부문의 피기비, 프렌드쉬퍼, 버나클, 우버카고, 님버 등등 대표적인 기업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이외에도 연계배송, 지역배송, 창고, 트러킹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신기술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부지기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배송업체로서 메쉬코리아, 허니비즈띵똥, 배달의 민족, 배민라이더스, 우아한 형제들, 무버, 헬로네이처, 크린바스켓, 푸드플라이, 바로고 등이 물류 스타트업으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우리나라 물류스타트업 기업은 두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IT와 유통의 경계영역에 있으면서 물류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다. 여기에 속하는 기업이 메쉬코리아, 허니비즈, 무버, 크린바스켓과 같은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업계의 기존 통념과 상식을 파괴하는 무기를 바탕으로 물류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물류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발함은 물론 물류신사업의 투자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물류스타트업 기업그룹은 물류업무의 개선과 융합의 관점에서 업무지식을 기반으로 사업화에 성공한 그룹들이다. 포장의 용이성을 이용한 스타트업 기업인 짐카, 도심속 창고공간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시작한 테라세이버 등이 그 것이다. 이외에도 퀵서비스 개선을 통한 당일배송 네트워크 사업 등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이 나타나고 있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며 투자활성화도 미약한 편이다.
물류스타트업 기업이야말로 물류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물류산업이 국가의 신성장을 동력화하는데 직접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며 물류의 국가경쟁력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다.
물류스타트업은 기업개인의 역량에 의해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국가정책, 산업계의 지원, 학계의 지원 등이 두루 접목돼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창업전반에 걸친 물류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게 된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물류기업의 스타트업 기업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류스타트업 생태계가 확립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천창조혁신센터를 제외하고는 물류스타트업을 위한 특별한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 못한 실정이다. 정부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미래글로벌 창업지원센터와 같은 지원센터가 물류분야에도 별도로 설치돼야 한다. 또 민간 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인 삼성벤처스, 인텔캐피털, 퀼컴벤처스, SK텔레콤 브라보리스타트 등이 우리나라 굴지의 물류대기업에서도 진행돼야 한다. 두번째로 물류스타트업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투자회수시장의 형성과 초기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엔젤투자의 활성화가 유도돼야 한다. 세 번째는 민간투자활성화를 위한 M&A활성화와 소규모, 중소기업, 대기업간의 협력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스타트업 기업들과 대기업, 중견기업이 연계돼 사업화에 성공하는 경우 시장에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투영되고 사업화 투자구조가 활성화 될 것이다. 네 번째는 물류스타트업 플랫폼 형성에 정부의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 물류스타트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개인, 기업과 같은 아이디어 제안자와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 투자자, 기관 등 관련 이해 관계자들 간의 양방향 정보교류가 용이하도록 하는 사회적 엔진이 개발돼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빅데이터의 공개, TMS, 물류정보시스템의 개방 등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행정정보망 등에 자유로운 접근이 허용돼야 한다. 다섯째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해양수산부 등이 중심이 돼 물류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체계와 제도의 개선, 빅데이터 체계의 구축, 연계서비스의 제공 등 지원생태계를 정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물류스타트업 플랫폼구축을 위해 국내물류분야의 인적, 물적, 정보네트웍을 충분히 활용하되 어떠한 플랫폼구축이 시급한 것인가, 적합한 추진주체는 누가돼야 하는가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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