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항로는 연초부터 머스크라인과 MSC의 ‘2M’결성을 시작으로 CMA CGM과 CSCL, UASC 세 선사가 모인 O3가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기존 G6, CKYHE와 함께 4강 운항 체제가 확립됐다.
선사들은 1월부터 저유황유할증료(LSS: Low Sulphur Surcharge)를 부과했다. 1월1일부터 북유럽과 북미지역이 배기가스 배출 규제 지역(ECA)으로 지정되면서 선사들은 친환경 연료 전환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LSS를 도입했고 LSS는 TEU당 평균 25~30달러 선으로 적용했다.
선사들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1월 중순까지만 해도 중국 춘절 연휴를 겨냥한 밀어내기 물량으로 한국발 북유럽지역은 95% 이상의 소석률을 기록했지만 중국발 수출화물이 예상보다 밑돌면서 3월에는 70~80%까지 하락했다.
이후 소석률은 지속적인 중국발 수요 약세의 영향을 그대로 받으며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8월 휴가철에 들어서면서 소석률은 다시 70~80% 수준을 기록했다. 9월 추석과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도 전월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던 구주항로는 성수기인 10월에 들어서도 80~90%의 소석률을 기록했다. 11월과 12월에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며 예년보다 못한 소석률을 보였다.
구주항로는 1년 내내 운임하락세가 지속됐다. 아시아-북유럽 운임은 지난 1월23일 TEU당 1256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선사들은 운임하락 방어차원에서 TEU당 500~8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했지만 해상운임은 TEU당 800달러까지 하락했고, 4월 들어서는 500달러대도 무너지고 말았다.
6월 들어서는 물동량 부진과 운임약세의 그 끝을 달렸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지난 6월12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 항로 운임(스팟)은 TEU당 205달러를 기록했다. 구주항로는 매주 역대 최저치 운임을 갈아치웠다. 일부에선 상위권 선사들이 운임하락을 관망하면서 최저운임 경쟁을 부추겨 구주항로가 치킨게임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구주항로에 사상 초유의 해상운임이 내걸리자 얼라이언스들은 3분기 들어서면서 선복감축에 나섰다. 가장 많은 선복을 확보하고 있는 ‘2M’이 3분기 시작부터 1개 노선에 대해 선박 사이즈를 줄였고 ‘오션3’도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통해 선복 감축에 나섰다. G6도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일부 서비스 감편에 나서며 선복을 감축했다.
얼라이언스 선복감축 발표에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해상운임은 다시 하락세를 보였고, 이후 선사들의 운임인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운임은 쉽사리 회복되지 못했다. 4분기 들어서도 선사들은 주당 3만7천TEU에 가까운 선복을 줄였지만 운임인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다 10월 운임은 다시 200달러대에 진입하며 최저치 수준까지 하락했다. 선사들은 11월 TEU당 1000달러대의 GRI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연달아 12월 다시 1천달러대의 운임인상을 시도했지만 시장에는 적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사들은 연초 1월1일에도 TEU당 1000~1200달러대 이상의 운임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 춘절 전후 밀어내기 물량을 기대하며 지속적인 운임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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