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7 21:08

북극해항로 활용 방안 찾는다

북극비전 국제콘퍼런스 성료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 북극에 대한 관심이 부산으로 집중됐다. 멀게만 느껴지던 북극이 우리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온 것이다.

부산시는 21일 벡스코 오리토리움에서 북극이니셔티브 선점과 북극관련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북극비전국제콘퍼런스 2015(ICAV 2015)’를 북극항로포럼, 북극해항로연구센터, 부산발전연구원과 공동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북극’이라는 주제로 해빙(解氷)의 가속화로 북극이 보유한 미래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한 각국의 관심 증대 및 북극진출계획이 가시화 되며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북극에 대한 정보교류 및 인적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북극비전 국제콘퍼런스 정태권 조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해양산업발달에 큰 몫을 하게 될 북극해는 우리 곁에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히며 "국내외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으로 북극 변화에 대한 준비와 대응을 미리함으로써 우리나라, 부산과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해양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북극해항로, 안전이 우선

북극권의 자원 및 해상항로 개발 등에 대한 북극해 인접 국가들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하지만 북극을 효율적으로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리스크를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는 게 해운항만업계의 전언이다.

프랑스선급협회 북극자원개발전문가 레오니드 크니아체프씨는 수년간 안전속도를 확보해 북극해항로의 얼음을 깨야하기 때문에 고도로 숙련된 항해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빙과 선박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환경, 해빙 등 선박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최첨단 엔진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전체 수주선종 중 LNG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조선사들을 중심으로 LNG선 수주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7월 캐나다와 일본 선주로부터 수주한 아크7 세빙 LNG선은 쇄빙 기능을 갖춘 최초의 선박으로, 영하 52도까지 견딜 수 있는 방한처리 기술이 적용돼 있다. 크니아체프씨는 한국 조선소의 LNG선 건조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현재 쇄빙선의 경우 대부분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으며, 프랑스선급은 북극의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LNG선으로 북극해항로를 원활히 운항하기 위해서는 빙하와의 충돌 가능성과 수송온도(-162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프랑스선급은 현재 북극해항로에 대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3D 시뮬레이션, 3D 레귤러 모션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이밖에 선급은 아이스로드 시뮬레이션, 안전속도 연구, 분석을 통한 빙설하중 계산 등 북극해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원활한 통신망 구축 必

북극의 석유·가스 매장량은 전 세계 자원 규모의 25%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가 북극을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러시아 야말에는 천연가스 1조2500억㎥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해양연구소(CNIIMF) 알버트 시가부티노브 소장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1년 내내 LNG 연료가 선박을 통해 수송되고 있다. LNG터미널 구축은 마무리 단계에 와있으며, 2017년 1분기에 완공·운영될 계획이다. 시가부티노브 소장은 "더욱 효율적인 수송을 위해 러시아 서북지역과 북극해항로를 잇는 철로가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가부티노브 소장은 북극해항로 개발과 더불어 선박 운항시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안전한 항해를 위해 원활한 통신망이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해상에서 원활한 항해와 긴급지원 및 수색작업을 펼칠 경우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쇄빙선은 수색단체 및 기구에게 정보전달과 안내를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 간의 협력도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시가부티노브 소장은 "안전하게 항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협력은 북극에서 특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코 닐니 네비돔 회장은 "쇄빙선으로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큰 선박이 필요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대량의 쇄빙선을 어떻게 확보하고 운영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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