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 식품 열풍에 이어 로컬푸드(Local food)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로컬푸드란 반경 50km이내에서 생산된 지역 농산물을 일컫는 말이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함으로써 유통 단계와 함께 운송 거리를 단축시켜 식품의 신선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소비 방법이다.
로컬푸드를 접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직매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것이다. 전국에 걸쳐 현재 약 72개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장을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마치 신문이나 우유를 집에서 받아보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선남푸드’도 특화된 배송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컬푸드 기업이다.
달걀, 우유, 콩나물 등 다양한 품목들을 소량씩 담아 배송해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신선남푸드는 기존의 로컬푸드 업체들과 다르게 달걀에 집중하여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비록 다양한 품목으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지는 못하지만 요리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달걀을 품목으로 정함으로써 타 품목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달걀의 정기배송 과정
또 달걀에 집중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달걀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신선남푸드는 충주에 대규모의 농장을 갖추어 직접 달걀을 생산하고 배송까지 이루어지는 전 과정을 담당하여 운영하고 있다. 질병으로부터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해썹(HACCP)인증을 받은 무항생제 친환경달걀로 고객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현재 신선남푸드는 약 500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 회원들은 대부분 1년 이상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신선남푸드의 김상진 대표는 “이 배송 서비스가 본인 생활에 맞는 분들은 오래 드시는 편”이라며 “잠시 중지 했다가도 다시 이용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다. 그에 따라 수요의 예측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배송 측면에서도 눈 여겨 볼 점이 많다. 생산한 달걀을 위탁하여 유통하지 않고 자사 차량을 이용해 무상으로 배송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당일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소규모 업체에서는 비용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로컬푸드의 특성을 살려 배송 가능 지역을 충주와 그 근방 지역으로 한정하여 배송거리와 소요 시간을 감축했다. 그 결과 달걀의 신선도와 물류 비용의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달걀은 보통 마트에서 30알씩 팔고 있는 것에 비해 신선남푸드는 일주일 평균 소비량인 10알씩 소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소량 다빈도 배송 서비스는 업체에게는 물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에 김상진 대표는 “가까운 거리에서 배송을 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번 고객이 원하는 요일에 배송을 하기 때문에 비용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걀 가격에서 물류 비용으로 100원 에서 150원 정도 소요되지만 이는 고객분들에게 매주 신선한 달걀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면 부담할 수 있는 정도”라고 덧붙혔다.
신선남푸드는 달걀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콜드체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김상진 대표는 “달걀의 생명은 신선도라고 할 수 있다”며 “생산하고 나서 저온 창고에 저장한 후 배송 시에도 냉장 탑차를 이용하여 20℃로 일정한 온도 유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각 가정의 문고리에 달린 달걀 주머니를 냉·보온제로 처리해 고객이 받아보기 전 마지막까지도 신선도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달걀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배송 소요 시간이나 배송 중 온도 유지에 앞서 무엇보다도 “산란 후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유통이 되는가”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달걀 유통은 생산자에서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는 만큼 유통기간이 약 7일 정도 소요 됐다. 그 과정에서 냉장보관도 이루어지지 않아 25~30℃까지 치솟는 여름에는 그 기간 동안 달걀이 상할 염려가 있었다.
이곳에서 모든 달걀은 산란 후 24시간 이내 배송이 이루어진다. 고객이 매주 달걀을 받아보기 원하는 요일을 설정하면 묵혀둔 달걀이 아닌 하루 전에 산란된 달걀로 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농장의 일과는 바쁘게 같이 흘러간다. 보통 닭들은 오전 10에서 오후 4시까지 산란을 하게 된다. 그 이후에 달걀을 입고하여 선별·포장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후 10알 묶음으로 캡슐팩에 담아 익일 새벽 5시에서 7시 사이에 각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정에 달아 놓은 달걀 주머니에 캡슐팩을 넣고 배달 완료 문자를 넣으면 아침에 고객이 달걀주머니에서 달걀을 꺼내볼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신선남푸드는 달걀 이외에 다른 품목에도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접목시킬 예정이다.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조합을 만들어 로컬푸드를 문전배송(Door to door)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많은 가정에서 친환경 식품을 드실 수 있게 하고 싶다”고 김 대표는 추후 사업 방향을 밝혔다.
< 임수민 대학생기자 lsm0305@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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