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오랜 공사를 마치고 마침내 새롭게 탄생했다. 부산광역시와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26일 허남식 부산시장,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우예종 BPA 사장, 지역해운항만관계자,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성대한 개장식을 열고 앞으로 부산항을 대표하는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길 함께 기원했다.
그동안 부산 중앙동에 위치한 기존 국제여객터미널의 노후화 및 협소한 면적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해왔기에 이를 대체할 새로운 터미널 건립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운용 중인 국제여객터미널은 3000t급 카페리 1척과 1000t급 5척 등 11척이 동시에 접안 가능해 연간 170만명의 여객과 3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지난 1978년 3월3일 개장 당시 국내 최대의 수용능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37년이 지난 지금의 부산항은 세계 6위의 무역항만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고, 또 부산항을 찾는 크루즈선박들의 방문이 매년 급증함에 따라 새로운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에 착수하게 됐다.
지난 2012년 7월, 총 사업비 2343억원이 투입돼 착공된 새 국제여객터미널 건설 사업은 북항 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북항내 기존 3·4부두 일대를 매립하고 그 일대에 여객부두 건설 및 부지 조성 순으로 진행돼 불과 2년 6개월만인 올해 1월 준공됐다. 이후 약 7개월 동안 이용객 안전·편의시설 보강공사와 함께 시범운영을 거쳤다. 부산시는 이번 신 국제여객터미널의 개장을 계기로 기존 국제여객터미널 노후화와 수용인원 부족 문제를 해결해 부산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향후 해양관광도시로의 부흥에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축구장 13개 면적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 자랑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축구장 13개 면적에 달하는 건축 연면적 9만4천㎡(2만8465평)의 크기로 국제여객터미널동, 게이트, 연결통로인 갱웨이, 보세화물창고, 면세품인도장, 근로자휴게소 등을 갖춰 아시아 최대 규모의 터미널을 자랑한다.
새 터미널의 가장 핵심시설인 국제여객터미널동은 7만8802㎡의 규모로 지상 5층·지하 1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외관은 고래의 힘찬 유영과 파도의 움직임을 형상화해 해양수도 부산의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곳은 한일 국제페리여객과 크루즈여객이 동시 이용 가능한 복합터미널로 2020년 기준, 연간 280만명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제여객터미널동은 부산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답게 복합적인 용도로 설계돼 있어 그 활용도가 매우 높다.
우선 5층에는 컨퍼런스홀, 회의실 등을 설치해 각종 전시회나 박람회,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어 터미널 기능뿐 아니라 마이스(MICE) 시설로서도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전망이다. 현재 부산에서 국제 컨벤션 및 전시회가 가능한 곳은 해운대에 대부분 집중돼 있기에 북항 내에 이러한 장소가 마련된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하게 느껴진다. 또 2층에는 입국장이, 3층에는 출국장 및 면세점이 각각 마련돼 있으며 이곳 통로는 부두까지 무빙워크로 연결돼 승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그리고 출입국하는 승객을 위한 각종 지원시설(CIQ, 세관·출입국심사·검역 검사)과 식당가,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건축단계에서부터 여러 가지 특장점들로 주목을 받아왔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시설을 도입했고 에너지 고효율 자재(LED, 고성능 창호 등)를 사용해 ‘친환경 건축물 최우수 등급’, ‘건물 에너지효율 1등급(EPI기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최우수 등급’, ‘지능형 건축물 1등급’, ‘초고속 정보통신건물 1등급’ 등의 대외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新국제여객터미널 건축물은 항만부문의 공기업에서는 국내 최초로 설계에서 시공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의 가상공간에서 미리 시설물 모델링이 가능한 선진설계기법인 BIM(빌딩정보모델링)이 적용돼 설계오류 및 시공상 문제점 등을 사전 파악해 시공간 간섭오류 등을 완벽하게 해결했으며, 빌딩스마트협회로부터 2012년에는 대한민국 ‘BIM Award Design부문 우수상’과 2013년 ‘BIM Award Vision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미널의 가장 큰 특징은 해운도시 부산에서 해양관광도시 부산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 관문으로서 특히 대형 크루즈선 및 여객선이 충분히 접안 가능하도록 시설 확충에 초점을 맞췄다.
크루즈선 14척 동시 접안
과거 3만t급 최대 3척 동시 접안이 가능하던 여객부두 시설이 이제 크루즈선박 10만t급 1선석, 2만t급 5선석, 500t급 8선석 등 크루즈선 및 여객선 14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대형 부두시설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손님맞이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터미널이 해안에 인접해 건립된 특성을 감안해 주차장, 기계실 등 주요 시설을 지상에 설치하고 해일, 태풍내습에 따른 침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안전에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BPA는 당초 국제여객터미널 부지가 일반시민의 접근이 통제된 보안구역으로 대중교통이 전무한 지역이었던 점을 감안, 부산시 등과 협의해 시내버스 노선(5-1번, 1004번)을 확보하고 인근 부산역과 터미널간에는 수시로 셔틀버스(48인승 및 32인승 각 1대)를 운행토록 해 이용객이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우예종 BPA 사장은 이날 개회식에서 “오늘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함에 따라 부산항은 이제 해운물류와 더불어 해양관광의 중심도시로 거듭나는 좋은 계기를 맞이했다”며 “현재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해 앞으로 부산이 우리나라의 국제해양관광 거점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