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의 성장으로 배송수요가 급증하면서 독일의 물류기업인 도이체 포스트(Deutsche Post)가 새로운 형태의 저가형 화물배송 사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 및 물류기술연구센터에 따르면 도이체 포스트는 이 문제로 인해 노사 갈등을 겪어 왔으며, 지난 4월 이후 3개월간 파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도이체 포스트는 노조의 소속단체인 독일 최대 노동조합연맹 베르디(Verdi)가 업체 신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단체 협약에 합의함으로써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도이체 포스트는 최근 UPS 등이 독일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저가형 화물배송 사업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된 업체를 통해 총 1만 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저가형 사업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인력에 비해 임금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체 포스트의 자회사인 DHL은 유럽 최대 규모인 독일 시장에서 UPS와 페덱스 등 주요 물류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페덱스가 네덜란드 TNT익스프레스를 44억 유로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독일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위기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UPS는 EU 반독점 규제 당국의 저지로 2년 전 TNT 인수에 실패한 바 있으나, 이후 독일을 위시한 유럽 지역에서 화물 배송 비즈니스를 확충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처럼 독일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도이체 포스트의 프랭크 아펠(Frank Apel) CEO는 노사협상에 임하기 전 저가형 배송업체 신설 계획은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조는 협상 당시, 신설될 배송회사의 직원들을 포함해 임금 단체협상에 나설 수 있게 할 경우 임금인상 요구를 철회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사측으로부터 거부당했다. 도이체 포스트 이사회는 경쟁업체에 비해 임금이 2배나 높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7월 9일 타결된 노사합의에서는 기존 직원들의 임금 인상안이 반영돼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신규 일자리를 2만개로 늘릴 것이란 계획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도이체 포스트는 노사협상 후 DHL 화물 배송업체 신설과 관련, 일단 ‘우편-전자상거래-화물’ 사업부에서 해당 업무를 추진하며, 전자상거래 관련 비즈니스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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