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5 09:46

택배 혁신 이끄는 ‘클릭 앤 콜렉트’

월마트.테스코 등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 도입
 
‘클릭앤 콜렉트(Click and collect)’가 택배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라스트 마일(Last mile)’이 전자상거래 업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라스트 마일 배송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전달하는 과정으로 기업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 MOT)’이다. 고객들은 택배기사와 마주하는 짧은 시간 동안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게 되므로 고객가치 제고 측면에서 MOT는 중요하다.
 
택배 서비스 대안, ‘클릭 앤 콜렉트’
 
라스트 마일 배송은 택배 서비스 전체에서 50% 이상의 물류비용을 차지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라스트 마일 배송 시 교통체증이 빈번한 원거리 배송은 서비스를 위한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소요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부정확한 주소 ▲불명확한 배송장소 ▲고객의 부재 ▲구매자의 변심으로 인한 물품 수령을 거부 ▲주차 공간의 부족 등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다양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는 택배 업무의 어려움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인용한 코간페이지(Kogan Page) 리포터에 따르면 ‘클릭 앤 콜렉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판매자와 구매자, 물류사업자, 매장 운영자 모두 혜택을 받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한 구매자는 주문한 물품을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우체국, 편의점, 주유소, 인근 소규모 상점 등 자신이 편리한 장소에서 편안한 시간에 수령할 수 있다. 또 택배 수령을 위해 특정 장소에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덜고, 퇴근길 등 편리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아울러 판매자는 개별 물품들을 고객의 가정으로 일일이 배송하는 번거로움 없이 모든 물품을 동시에 한 장소로 보낼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주소 오류 등에 따른 오배송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 배송업체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변수에 따른 비용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소비자가 매장을 직접 방문해 물건을 수령할 경우 추가 구매로 연결될 수 있다.
 
월마트(Walmart)나 테스코(Tesco)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대형업체는 일찍이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 서비스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백화점 존 루이스(John Lewis)는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를 통해 온?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 수를 늘린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호주의 대형마트 울워스(Wool worths)는 이 서비스의 범위를 공항까지 포함시켜, 여행객들이 미리 주문해 놓은 식료품을 귀갓길에 직접 수령해 식사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글로벌 오픈마켓 이베이(eBay)와 영국의 유통업체인 아고스(Argos)는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 제휴를 통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끌었고, 이후 서비스를 전면 확대 적용했다. 일본의 세븐&아이홀딩스(Seven&I Holdings)는 온라인 사이트 세븐넷(7net)과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연결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고, 계열사 간의 고객 트래픽을 공유하는 전략을 도입했다.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이 서비스를 변형한 ‘스마트 라커(Smart Lockers)’ 서비스를 도입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일종의 무인 택배 시스템으로 주차장, 지하철역, 주유소, 편의점 등 고객이 접근하기 좋은 장소에 무인 물품함을 설치하고, 이곳으로 고객의 물품을 배송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첨단 정보통신(ICT) 기술을 접목해 제품 배송 및 물품함 관리를 지원하는 추세다. 소비자는 휴대폰으로 전송된 고유 번호와 물품함을 열 수 있는 일회용 비밀번호를 통해 쉽고 안전하게 무인 택배함을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의 ‘아마존 라커(Amazon Locker)’는 편의점과의 제휴를 통해 일정한 설치운영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주차장 등 야외 공간에도 설치하고 있다. 싱가포르 포스트(Singapore Post)는 물품 보관함에 제품을 배송해주는 기존 ‘팝스테이션(POPStation)’ 시스템을 일반 가정용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물류 공급망 변화 불가피
 
기존 택배 시스템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다양한 형태의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물류 및 공급망관리(SCM) 부문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류업체들은 클릭 앤 콜렉트 서비스의 확대로 전통적인 배송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물품을 동시에 한 곳으로 배송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 방식은 최종 고객에게 직접 물품을 전달하는 전통적인 라스트 마일 택배 서비스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다. 다만 온라인 업체들 입장에서는 택배 시스템을 통해 확보했던 고객접점이 약화되는 문제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러한 배송 시스템이 구축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배송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공급망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기업이 전체 응답 기업의 24%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고 다양한 유형의 유통 경로를 아우르는 옴니채널 서비스가 자사의 기본 공급망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응답은 무려 81%를 차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쇼핑 행태와 점차 복잡해지는 택배환경을 고려할 때 전통적인 유통 및 물류 네트워크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과거에는 유통업체, 인터넷 사업자, 물류서비스 제공업체의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됐으나, 옴니채널 환경이 진화하면서 각 사업 영역이 빠르게 융합되는 추세다.
 
이러한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고객이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구매하고 배송과정에서 일관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한편 옴니채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물류 서비스가 도입되는 추세에 따라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규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맞서 전통적인 물류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기존 시스템을 보완?개선하며, 신생 업체의 도전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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