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우리나라에 갖는 의미도 크지만 우리나라가 베트남에 갖는 의미도 매우 크다. 2011년까지 장기적인 무역적자를 기록해왔던 베트남은 2012년부터 흑자로 전환했으며 이는 우리기업의 대대적인 진출과 투자의 영향이 크다. 특히 삼성전자는 휴대폰 수출을 통해 2013년 베트남 총수출액의 18%를 차지할 정도로 베트남 경제전반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2년까지 외국인 투자누계가 2144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해외직접투자(FDI)가 베트남 경제를 견인하고 있으며 한국도 2009년 61억달러 이후 매년 10-20억달러의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전자산업에서 삼성전자가 하노이 북부 타이응옌 제2공장에 50억달러, 70만㎡의 호치민 복합디지털 단지에 14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LG전자도 하노이 동부 하이퐁에 90만㎡의 전자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그밖에 노키아를 합병한 마이크로소프트도 하노이 북부지역으로 세계 휴대폰 생산을 통합하고 있다.
또다른 대표적인 베트남 진출산업인 섬유의류산업의 경우, 354개의 우리업체가 진출해 있으며,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및 베트남-EU 간 FTA가 올해 중으로 체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베트남에서의 제2의 섬유 붐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TPP 체결을 통해 현행 17.5%의 관세가 철폐될 경우 2013년 대미 수출액 86억달러가 2017년 255-300억달러로 대폭 증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우, 원사생산에서 의류완제품까지 모든 공정이 TPP 회원국에서 이루어져야 관세혜택을 받는 ‘yarn-forward’ 규정을 고수하고 있으므로 한국, 중국 등의 섬유의류 제조업체들이 베트남으로 대거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홈쇼핑도 우리기업들이 잠재력을 크게 보고 있는 시장이다. 30세 이하의 인구가 전체의 50%를 넘는 매우 젊은 나라인 베트남은 젊은 층의 구매력 증가로 인한 현대식 유통업태의 증가 추세와 아울러 2-3년 이내에 홈쇼핑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J, 롯데, GS, 현대 등 모든 홈쇼핑업체가 이미 진출해 있고, CJ는 70%의 점유율과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콜드체인 시장도 베트남 내 물류부문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사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은 해산물이 매우 풍부한 나라이지만, 수도 하노이의 고급 식품매장에서 양질의 수산식품 구매가 어려울 정도로 콜드체인 관련 인프라 및 산업이 열악하다. 매년 25억달러의 농수산식품 물류 상의 손실이 발생할 정도로 열악한 여건 속에서 웰빙 및 고품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대되고 있어, 콜드체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물류기업들에게 좋은 시장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의 산업에서 뿐 아니라 베트남 경제는 여러 성장요인을 가지고 있다. 경제발전에 필요한 풍부한 양질의 노동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임금인상 및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중국과의 생산단가 차이가 확대돼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다양한 업종의 제조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지속적으로 이전해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물류 시장 진출 시 극복해야할 베트남의 물류환경
베트남은 호치민과 하노이 간 거리가 1800km일 정도로 남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며 도로운송을 위한 인프라가 열악해, 장거리 운송의 경우 해상운송의 비중이 높다. 또다른 장거리 운송수단인 철도운송의 경우 인프라가 열악해 승객에 비해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 화물의 처리능력이 부족하며 따라서 장거리 운송에 있어서의 기여도가 낮다.
우리 물류기업이 베트남 내수물류 시장에 진출할 경우 주로 활용해야 할 도로운송은 전 국도의 60%가 비포장도로일 정도로 매우 제한적이며 까다로운 법규, 비리 등 경찰업무의 비투명성, 적재 및 트럭 중량 제한, 운전기사 확보 및 운영 문제, 외국기업에 대한 개방 제한 등 다양한 장애요인을 가지고 있다.
철도운송은 교통부에 속한 국영기업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으며, 낙후된 시설 및 기술, 해운 및 도로 운송 대비 미흡한 경쟁력, 호치민-하노이 간 1726km가 협궤일 정도로 대부분 주요 노선에 있어서의 협궤 및 단선 문제, 복선화 및 고속화 미흡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운송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물동량이 많은 호치민-하노이 간 운송의 경우, 철도 및 도로와 소요시간이 비슷하나 두 운송수단에 비해 운임이 각각 63%, 42%에 불과한 연안운송이 선호되고 있다. 이 구간의 연안운송은 CY-CY 간 운임이 TEU당 250달러로서 3일이 소요되며 주간 10항차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본격적인 내수물류 시장 진출은 아직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우리물류기업 중 규모가 큰 기업들은 대체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내수물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아직까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베트남 물류시장 진출에 상대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한국 대형화주기업과 이들을 위한 수출입 물류에 집중돼 있다. (1) 동방의 경우 포스코 가공센터와 베트남 내 고객기업 간 배송 (2) 범한판토스의 경우 LG전자 및 협력업체의 RDC 운영 및 납입대행, 수출입물류 (3) 씨제이대한통운의 경우 호치민-하노이 간 운송, 포스코 배송, 베트남-중국 간 국경운송, 코트라 공동물류센터 운영 (4) 케이시티시의 경우 호치민-하노이 간 연안운송, 중량물 및 프로젝트 물류, 포스코 배송 (5) 하나로TNS의 경우 삼성전자 및 협력업체의 BWT 및 VMI, 베트남-중국 간 국경운송, SDI 및 삼성전기의 수출입물류 (6) 한진의 경우 LS전선의 호치민-하노이 간 연안운송, 중국-베트남-캄보디아-태국 등을 연계하는 국경운송 등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빠르게는 2002년부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으나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제공 서비스는 포워딩, 통관, 운송, 창고관리 등으로 제한돼 있다. 주요 고객도 삼성전자 및 협력업체, LG전자 및 협력업체, 포스코, 대우인터내셔널, LS전선, 락앤락 등 한국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다양한 내수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베트남 물류시장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각 업종별로 우리 물류기업들이 보다 많이 포커싱을 하거나 신규개척을 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들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어, (1) 전자산업의 경우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SCM 지원 물류 및 조달물류, 중국-베트남 간 국경물류, 전자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생산설비업체에 대한 MRO지원 물류 (2) 유통산업의 경우 롯데마트 등 베트남 진출 유통기업을 위한 벤더사업 및 조달물류, 홈쇼핑 물류, 농식품 수입유통물류, aT공동물류센터 운영사업, 콜드체인 물류, 해외직구 물류 (3) 섬유의류산업의 경우 기진출 의류기업을 위한 물류공동화 사업, TPP 및 yarn-forward로 인해 베트남 정부 및 우리나라 유관단체에 의해 섬유공단 조성이 추진됨에 따른 섬유의류 공동물류 (4) 기타 산업의 경우 베트남기업에 대한 3PL 사업, 중량물 및 프로젝트 물류, 중국-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태국-미얀마 등을 연계하는 cross border 사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복합적 차별적 단계적 접근이 필요
대부분의 우리 물류기업들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형화주기업과 특수관계에 있지 않는 한, 하나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않으므로, 다양한 기업 및 업종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수익모델을 추구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초기에 전자업종을 표적으로해 특화했다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점차 섬유의류, 홈쇼핑, 콜드체인, 유통물류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리적으로도 우리기업으로부터의 물류서비스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하노이를 기점으로 호치민, 다낭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베트남은 경제의 양축이 남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내수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중요하기도 하다.
우리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할 경우는 단순히 물류 서비스 뿐 아니라 현지에서의 유통, 마케팅, 금융 등을 지원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며 또한 이러한 지원을 통해 물류기업이 취급하는 해당화주의 물동량 자체를 증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지원을 포함한 종합적인 현지 비즈니스 지원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우리 물류기업들이 아직 활용하고 있지 못하지만 베트남 기업에 대한 3PL 서비스를 개척해야 한다. 일반적인 베트남 기업들의 물류관리 수준은 우리나라의 70-80년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프로세스 혁신, 3PL, SCM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우리 물류기업의 잠재고객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의 수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해 3PL 영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에 기 진출한 기업들의 경우는 이미 물류시스템이 구축돼 있으므로 3PL 기반의 물류 및 SCM 시스템으로 전환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베트남 진출 확대에 따라 진출할 전자업체들 그리고 TPP의 영향에 따라 진출을 고려 중인 섬유의류업체 등을 대상으로, 이들의 베트남 진출전략 수립 초기단계에부터 참여해 3PL에 기반을 둔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베트남 내수물류 시장이 지금은 초기단계이지만 향후 국내외 기업 간의 경쟁이 지속적으로 심화될 것이므로 강력한 차별적 강점을 갖는 핵심 산업 및 지역을 확립하고, 이를 유지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베트남은 가장 우선적으로 개척하고 활용해야 하는 이머징 마켓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하던 우리기업들의 서플라이체인은 이미 베트남으로까지 그 지역적 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중국-베트남 간의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베트남이 EWEC(동서경제회랑) 정책 등을 통해 동남아 경제권의 게이트웨이(gateway) 역할 확립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므로, 베트남은 우리 물류기업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개척하고 활용해야 하는 이머징 마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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